경제·금융

「귀족」 재기할 수 있나/부도 도미노… “정부가 나서야”

◎조합­판매점 이해얽혀 자구책 실효 미지수/주거래은선 “회생책 나올때까지 관망” 입장지난 4일 부도로 좌초위기에 처한 「귀족」호가 암운이 걷히지 않은채 표류하고 있다. 조합원사의 연쇄부도가 확산되고 있고 부도어음액이 9일현재 13억원가량으로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회생에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납품회원사 36개중 4개사가 연쇄부도를 냈고 나머지 업체도 대부분 주문급감과 자금난으로 정상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달중 자금결제가 제대로 안되면 부도업체는 30개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납품회원사는 부도이후 사퇴한 강휘복 이사장,김용범 전무,변종호 기획실장 등이 ▲공급유용 ▲임의대로 20억원 차입 ▲지급어음 95억8천만원을 아무런 채권보전없이 발행해 부도를 초래했다며 지난 6일 검찰에 고발했다. 전집행부는 구속영장이 발부될 상태이다. 회원사는 또 재고처리를 위해 동대문시장에 상표를 뗀채 8만족가량을 내놓는 등 자구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국귀족판매점협의회는 조합운영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자금결제를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판매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신발조합은 14일 새로 경영진을 구성, 재기를 모색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청도 유관기관과 대책회의를 갖는 등 귀족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주거래은행인 기업은행은 중기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나 확실한 회생책이 나오지 않으면 고통분담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이다. 중기청 정기수 산업2국장은 『이달에 돌아올 부도어음은 30여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신발조합의 재고품이 53억원(23만족), 대리점으로부터 들어올 미수금이 47억원에 달해 자금회전만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회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업계와 판매점측은 신발조합의 부도어음액이 기업은행만 50­60억원에 달하는데다 농협과 한일은행쪽도 만만치 않아 부도어음회수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합집행부를 새로 구성하더라도 누가 조합에 참여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또 조합 재고품은 판매점에서 반품한 물건으로 상품화가 불가능한 악성재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필환 귀족전국판매점협의회장은 『11월30일현재 36억7천만원의 미수금중 판매점이 매장개장시 낸 20억원정도의 판매보증금이 무단사용됐으므로 미수금에서 제외해야 된다』며 『14일 조합총회 및 귀족회생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중소기업계에 공동브랜드 바람을 몰고온「귀족」회생을 위해서는 조합과 판매점 및 납품회원사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인데 결국 서로의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도 조합측의 말만 믿고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부도사태의 최대피해자인 중소납품회원사를 비롯 연관업체의 부도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편 귀족신발은 부도 이후 오히려 소비자의 성원에 힘입어 판매가 10­20% 증가하는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중소업계는 실질적인 의미에서 중소기업공동브랜드의 효시를 이루는 귀족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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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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