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강원도 동해 해안초소 순찰로에서 소총과 실탄을 탈취해 도주한 괴한 3명에 대한 밤샘 검거작전에도 불구하고 21일 오전까지 이들의 종적에 대한 구체적인 단서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군 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인 20일 오후 10시10분께 부터 동해지역 일대에 대간첩침투작전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와 `진돗개 둘'을 발령하고 경찰과 함께 범인들의 도주로를 중심으로 검문검색을 대폭 강화,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들이 범행후 도주에 이용한 `서울 34× ×××6' 번호판을 단 검은색 뉴그랜저 승용차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군 당국은 특히 이들이 탈취한 소총과 실탄으로 은행강도 등 2차 범죄를 저지를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들을 조기에 검거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 사건 발생 직후부터 군.경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합동신문조를 구성, 사건이 발생한 해안초소와 소총을 빼앗긴 장병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에 일단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1차적인 판단을 내렸다.
합동신문조는 이들이 북한 말투가 아닌 서울 또는 강릉 말씨를 사용했고, 특수훈련을 받은 자들의 소행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장병들을 살해하지 않고 도주한 점등을 판단근거로 하고 있다.
또 밤새 전방부대 및 해안초소 철책의 이상 유무에 대한 점검을 벌인 결과 철책이 뚫린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괴한 중 1명은 스포츠형 머리 모양의 20대 후반으로 키 168cm∼170cm에 검은색 '쫄티'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른 한 명은 체격이건장했고 또 다른 한명은 노란색 상의를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괴한들이 범행을 저지른 후 소초장 권모 중위와 통신병 이모 상병의 양손을 묶고 차량 트렁크에 싣고 달리다 이들을 내려놓은 장소는 당초 알려진 동해시 구고속도로 진입로가 아닌 동해고속도로 강릉방향 동해터널 100m 전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은 괴한 중 1명은 차량에 대기하고 2명은 장병들에게 다가와 길을 묻다가갑자기 칼로 권 중위의 왼쪽 팔을 찌르고 목에 칼을 대고 위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인들은 케이블 끈으로 팔을 뒤로 묶은 후 소총 2정과 권 중위의 실탄을 빼앗았다고 합참은 덧붙였다.
원태재(대령) 합참 공보실장은 "괴한 2명은 통신병에게 먼저 시비조로 말을 걸었으며 뒤따라온 권 중위가 '뭐냐'고 묻는 순간 흉기를 휘둘렀다"며 "괴한들은 장병들에게 무릎을 꿇도록 하고 목 부위를 구타했다"고 설명했다.
괴한들은 장병들을 트렁크에 실을 때 접착용 본드 스프레이를 뿌린데 이어 동해터널 앞에서 내려놓을 때도 한 차례 더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원 실장은 말했다.
장병들은 양손을 묶었던 케이블을 풀고 700m 가량 떨어진 해군 1함대사령부 후문 초소에 오후 10시50분께 신고를 했다. 이어 10시57분께 8군단에 상황이 전파됐으며 11시35분 동해지역 사.여단부대에 '진돗개 하나'가, 11시45분에는 대관령 지역에'진돗개 둘'이 각각 발령됐다.
그리고 11시50분께 강원지역에 600여개의 군.경합동검문소가 설치돼 무장병력이전개됐으며, 21일 0시25분에는 인근 2.3군단 지역에 '진돗개 둘'이 발령됐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또 이들이 이용한 뉴그랜저 차량 번호도 당초 알려진 '서울 34 허 XXXX'가 아닌`서울 34× ×××6'인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군과 경찰은 21일 오전 강원도 동해경찰서에 군.경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대외 발표 창구도 이 곳으로 일원화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