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패션, 제주도를 입다

■ 옷 사클랑 이디로 옵서양

"화장품 소비층 잡아라" 유커·인구 유입 급증에

유니클로·이랜드·LF 등 앞다퉈 매장 확장 잰걸음


'옷 사클랑 이디로 옵서양. 키즈·베이비 상품도 몬딱 있수다'

요 며칠 SNS의 제주 관련 해시태그(검색어)에서 자주 언급된 주제는 SPA(제조·유통 일괄)브랜드 유니클로의 제주 입성이었다. 오는 29일 제주시 노형동 롯데마트 4층에 유니클로 제주지역 첫 번째 매장이 문을 열기 때문. 성인뿐 아니라 유·아동 의류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유니클로가 제주에 상륙한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 대다수는 한껏 들뜬 눈치였다.

제주도가 화장품에 이어 패션업계 신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뿐 아니라 이랜드, LF, MCM 등 패션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제주 지역 내 매장 수를 앞다퉈 늘려나가며 '제주도 마케팅'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매장들이 들어서는 지역은 대부분 제주공항에서 차로 10분 안팎의 거리에 있는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 등 '신제주'로 일컫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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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이미 유수의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둥지를 틀고 있다. 2011년 중국 건강용품회사인 바오젠 그룹의 임직원 1만1,000여명이 제주를 방문한 이후 이 일대가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화장품 업체들이 속속 매장을 열고 있다. 서울 명동의 화장품 매장 수를 앞질렀을 정도다. 화장품 매장으로 유입되는 소비층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에 패션업체로서는 이 일대 매장 출점이 효과적 선택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신제주 지역 바오젠 거리 인근에 문을 연 이랜드 스파오 매장은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개장 초 중국인 관광객 구매 비율이 30%에 달했지만 현재는 내국인과 외국인 고객 비율이 5대 5"라며 "주중에는 관광객, 주말에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매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MCM은 지난 12일 제주도에 처음으로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명동·도산대로 등 거점 지역 5곳에 플래그십매장을 운영하는 MCM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 플래그십매장을 연 것은 처음이다. 최근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찍이 제주 지역 내 시장성을 보고 매장을 연 LF, 제일모직, SK네트웍스 등 패션 대기업들은 잠시 주춤했던 매장 출점에 재시동을 걸었다. 제주에 빈폴, 로가디스, 엠비오 등의 매장을 운영중인 제일모직은 지난해 가을 서귀포에 빈폴아웃도어 매장을 열었다. LF는 지난해 제주 지역에 타운젠트와 헤지스·닥스종합점 2개 매장을 오픈했고, SK네트웍스도 지난 2월 중문에 타미힐피거 매장을 추가로 개장했다.

패션 기업들이 제주 매장 확장에 골몰하는 데는 비단 유커 특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제주 살이' 바람으로 인구 유입이 이어지는 등 소비층이 많아진 것도 큰 이유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4분기 지역 경제동향에서도 제주도가 생산·소비·고용 등의 부문에서 성장한 '유일' 지역으로 꼽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도 인구가 60만명에 달하는 등 중도시 수준이지만 아직 제주에는 마트 외에 백화점 등 변변한 소비 창구가 없어 가두 매장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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