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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의 기술력을 앞세운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세계건설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965년 현대건설의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시작으로 한국의 건설사들은 세계 최고층 빌딩과 단순 공사가 아닌 문명을 만드는 대역사로 불린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을 통해 세계시장을 누비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올 상반기 해외진출 47년 만에 수주 5,0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14년 해외건설 5대 강국진입과 연간 1,000억달러 수주 시대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국내 건설사로는 해외에 첫 진출한 태국의 고속도로 공사는 큰 이익을 얻지는 못했지만 우리 업체들이 지금과 같은 높은 기술력을 쌓는 계기가 됐다. 현대건설은 당시 유럽의 최신 장비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한국식 롤러와 컴프레셔 등 직접 중장비 개발을 병행하면서 준공에 성공했다. 이는 훗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 기여했고, 해외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가는 전환점이 됐다.
이후 현대건설은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역사로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 공사(9억6,000만달러)와 해군기지 공사 등을 수주했고, 1985년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긴 다리인 말레이시아 페낭대교를 건설하면서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총연장이 7,958m에 달하는 이 다리는 케이블을 활용한 신공법으로 미국컨설팅엔지니어링협회의 '엔지니어링 대상'을 받기도 했다.
단일 공종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사인 리비아 대수로 공사(GMR∙Great Manmade River)도 한국 건설의 위용을 보여준 사례다. 동아건설이 1983년 시작한 이 공사는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불리며 20세기 인류가 벌인 최대의 토목공사로 공인받았다. 대수로 공사에는 최초 준비팀 3명을 시작으로 국내 인원 4만명, 외국인 6만명 등 총 10만명이 동원됐고, 최신 공사장비의 경연장이 되기도 했다. 총연장 4,000km 의 대역사인 만큼 지난 30년간 주요 축인 1ㆍ2단계 공사가 완료됐으며 현재 대한통운이 동아건설의 바통을 이어받아 현지법인과 함께 3~5단계 소규모 지류공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는 초고층 고난도 건축물도 한국 건설업체들의 기술력에서 나왔다. 쌍용건설의 기술력으로 탄생한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건축물로 손색이 없다. 세계 건축물 중 최고 난이도로 평가받은 이 호텔 공사는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보다 10배 더 기울어진 52도의 경사도를 자랑하며 국내외의 찬사를 받고 있다. 두 장의 카드가 서로 기댄 모양의 3개 건물과 지상 200m 높이에서 건물을 잇는 거대한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는 한국 건설 기술력의 상징이 됐다.
최근 한화건설이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은 세계 건설 역사상 첫번째로 단일 건설사가 10만가구를 건설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2009년 단일 수주금액으로는 최대 규모인 186억달러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우리나라는 전세계 원전 수출국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 UAE 후자이라 담수플랜트를 비롯해 바레인 알두르 민자발전담수공사,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아주르 담수플랜트 등 국내 건설사들은 담수발전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