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동률이 115%에 육박하는 등 현대차 해외공장 중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주력 차종인 '쏠라리스'는 최근 생산·판매량 40만대를 돌파했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로 이미 러시아 수입차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쏠라리스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현지 브랜드를 꺾고 전체 판매량 1위에 오를 조짐도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부터 현지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간 현대차의 러시아 전략 차종인 쏠라리스는 최근 생산·판매량 4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은 2011년 8월부터 3교대제를 시행하면서 생산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동률 또한 114.7%로 현대차 해외공장 가운데 최고 수준이어서 단기간에 쏠라리스 40만대 생산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러시아 수입차 시장 부동의 1위인 쏠라리스가 현지 업체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러시아 내 판매량 1위인 '그란타'의 1~4월 누적 판매는 4만5,570대로 전년 동기(5만2,765대) 대비 14%나 줄었다. 이 차는 현지 브랜드 라다의 주력 세단이다. 반면 전체 2위인 쏠라리스는 현지 산업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불과 2% 줄어든 3만5,218대를 기록, 격차를 1만대 수준까지 좁히며 그란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쏠라리스가 현재의 기세를 몰아붙여 그란타를 뛰어넘을 경우 사상 최초로 러시아 전체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쏠라리스는 국내 시장의 '엑센트'를 기본으로 현지 특성을 대폭 반영해 현대차가 러시아 전략 차종으로 판매 중인 차다.
낮은 기온에도 시동이 잘 걸리는 배터리, 눈이 많은 기후 특성을 고려한 4ℓ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 운전 문화를 고려한 급제동 경보장치 등을 적용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현지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며 '러시아 국민 소형차'라는 별칭을 얻었다.
쏠라리스의 활약에 힘입어 글로벌 핵심 기지로 입지를 굳힌 러시아 공장에서는 기아차의 소형 모델 '리오'도 생산된다. 쏠라리스에 이어 수입차 시장 2위인 리오는 최근 생산·판매량이 25만대에 육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쏠라리스와 리오가 2년 연속 현지 수입차 시장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며 "현대·기아차의 해외 주력 시장 중 전례가 없는 성과"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