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함께 사는 경제」/문희갑 대구광역시장(로터리)

경제는 모름지기 어느 특정한 계층이나 지역 또는 산업만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된다.물론 경제발전의 과정에서는 불균형 성장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마이클 포터가 말하는 전략경영의 집중화와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이 집중화 역시 특정부문을 모델로 하여 전체적인 성장을 앞당기자는 수단일 따름이며 결국에는 균형을 그 목표로 한다. 성장의 잔재랄까, 우리나라 경제에는 아직도 여러 가지 불균형이 상존해 있다. 우선 소득계층간의 불균형을 들 수 있다. 성장과 분배 사이의 해묵은 논쟁을 들먹이자는 것은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를 고루 살펴보더라도 선진국 중 고소득계층만 홀로 잘 사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다음으로 지역간의 격차를 들 수 있다. 특히 중앙과 지방의 격차는 지방자치 이태 동안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격차도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다. 세계화시대를 맞이하여 국가간 격차도 이젠 문제가 되어야 한다. 과거처럼 우리만 잘 살면 된다는 일국주의가 이젠 통하지 않는다. 이른바 글로벌 경제의 시대인 것이다. 지구촌 경제시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이 지구촌 경제체제를 움직이는 것은 「상품의 교환」이 아니라 「자본의 이동」이다. 경쟁력은 전통적인 「생산요소」가 아니라 「경영」에서 나온다. 기업활동의 목표도 「이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시장의 최대화」에 있다. 그토록 자주 사용해왔던 자유무역이니 보호무역이 하는 말이 더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다. WTO 체제 아래서는 경제블럭간의 상호주의(bilateralism)가 모든것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환경문제에 국경이 없듯이 마찬가지로 자본에도 국경이 없다. 실제로 최근 외신의 지적처럼 국제 환투기꾼들이 동남아에 이어 한국의 외환시장 공략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처럼 나라 안이나 밖이나 모든것이 「나 홀로」에서 「함께」의 문제로 바뀌어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오늘날 특정한 계층이 행복추구를 독점할 수 있다는 생각은 발상 자체가 난센스라고 할 수밖에 없다. 모름지기 함께 사는 경제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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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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