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총리인준안 표결 내달 1일로 연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9월1일로 연기됐다.

청문보고서 채택을 놓고 여야간의 의견차이가 컸던 게 가장 큰 이유이지만,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김 후보자에 대한 반감이 커져 여론을 무마할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여당의 고육지책이라는 해석도 있다.*관련기사 6면


한나라당 이군현, 민주당 박기춘 원내 수석부대표는 27일 회동을 갖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를 5일 늦춰 9월 1일에 개최키로 합의했다. 당초 국회는 이날 오후 총리 인사청문특위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이어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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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의 연기는 일단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이 여야간 이견으로 진통을 이어간 게 일차적인 이유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특위에서 ‘박연차 게이트’ 관련 자료 미제출 등 이유로 청문보고서 채택에 반대했고, 한나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맞섰다. 급기야 인사청문특위는 정회를 거듭했다. 한때 여당 단독으로 보고서를 채택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면서 야당 위원을 서둘러 점심을 끝내고 자리를 지키는 모습도 연출됐다.

상황이 이렇자 여야의 원내 수석부대표는 협상을 통해 “무리해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하지 말자”는 협의를 했고 결국 본회의 날짜를 연기하는 합의를 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청문보고서도 충분히 논의와 협의를 통해 본회의로 올리자는 합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인준안 처리의 연기는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한 한나라당 내의 여론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시간을 두고 무마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이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해 ‘걸레총리’니 뭐니 해서 평가가 너무 좋지 않았다”면서 “이런 분위기라면 본회의 표결에서도 장담할 상황이 못됐다”고 말했다. 30ㆍ31일 예정된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당내 여론도 달래고, 야권의 반발이 워낙 강해 분위기를 냉각기를 갖자는 차원도 있는 연기라는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총리가 무슨 물건이냐. 빅딜(총리를 인준하는 대신 장관 후보자 1~2명 낙마시키는 협상)을 하게”라면서 “총리는 절대 인준할 수 없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비록 본회의는 연기됐지만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비롯해 김 후보자 인준까지 여야간의 양보 없는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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