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 프랑세즈(Comedie Francaise)의 가장 큰 강점은 3,000여개에 달하는 작품을 보유한 레퍼토리 시스템입니다. 흥행 성적만 쫓지 않고 예술적인 관점에서 기획되는 만큼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작품을 코메디 프랑세즈만의 레퍼토리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코메디 프랑세즈의 기획을 총괄하는 올리비에 지엘(Olivier Gielㆍ사진) 대외협력국장은 13일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6세기 고전부터 21세기 현대 작품까지 총망라하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며 "700여명에 달하는 작가들의 3,000여개의 작품을 보유한 극장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코메디 프랑세즈만의 독창적인 운영 체제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엘 국장은 "극장이 레퍼토리를 확보하는 것 못지 않게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리는 게 중요한데, 코메디 프랑세즈는 프랑스 공공극장으로는 유일하게 자체 극단과 배우들을 보유하고 있고 배우들이 매일 3~4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1680년 파리에 있는 몰리에르 극단과 부르고뉴 극단 등을 합치라는 루이 14세의 명에 따라 설립된 코메디 프랑세즈는 3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극장이다. 코메디 프랑세즈의 배우들은 리슐리외 극장ㆍ비외 콜롱비에 극장ㆍ스튜디오 극장 등 파리 시내 3개 공연장에서 연간 35만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매년 약 900편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1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코메디 프랑세즈가 14~1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리는 몰리에르의 '상상병 환자'는 17세기 당시 학설에만 치우쳤던 의학과 의사 집단을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를 통해 죽음을 희극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몰리에르는 프랑스 중세 사회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동시에 심리 분석에 바탕을 둔 도덕주의적 문학을 선보이며 프랑스 고유의 고전 희극을 완성한 극작가다. 코메디 프랑세즈는 지난 1988년 몰리에르의 '서민귀족'이란 작품으로 한국을 찾은 이후 이번에 23년 만에 다시 방한했다. 지엘 국장은 "시대를 꿰뚫어 작품 속에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상상병 환자'는 셰익스피어 작품들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라며 "몰리에르의 작품 정신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어 혼란과 갈등으로 점철된 현대 사회와 한국 관객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