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완, TFT-LCD 전면전타이완 물량공세 맞서 과잉 설비투자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시장에서 한국과 타이완 업체들이 무리한 설비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어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폭락이 우려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필립스LCD·현대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타이완의 물량공세에 정면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근 TFT-LCD 분야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재개, 생산능력을 2배 이상 증대시킬 계획이다.
에이서·암트란·칸도·쉬메이 등 타이완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오는 2005년까지 총 370억달러를 투입, 시장점유율 3%를 3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는 TFT-LCD 국제가격은 공급과잉으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TFT-LCD 국제가격은 연초 550달러(14.1인치 기준)에서 현재 450달러선으로 하락했으며 연말에는 40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필립스LCD는 하반기에 월 9만장(투입원판 기준) 가공 규모의 제3공장을 준공하고 내년에도 제4공장 설비투자를 본격화, 2002년 완공할 계획이다.
제4공장 투자에는 올해 3,000억원, 내년에 4,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제3공장 2개 라인이 준공되는 올해에만 기존 생산능력이 2배 증가하는 등 대폭적인 생산능력 증대가 이뤄진다.
현대전자도 올해 총 3,200억원을 투입, 생산능력을 연간 150만대(14.1인치 기준) 규모로 늘려 세계 5위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9월 3라인 2단계 설비가 가동되면 3월 가동한 1단계 설비와 더불어 생산능력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3배나 증가하게 된다. 내년에는 이를 연 300만대 체제로 확대시켜 세계 상위권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4세대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 연 800만대 생산체제를 확보한 데 이어 연말에는 5세대 생산라인 건설에 착수해 생산능력을 1,500만대로 약 2배 증대시킬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격 하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나친 설비확대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동호기자EASTERN@SED.CO.KR
입력시간 2000/08/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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