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숨 돌린 신흥국발 금율불안] 광공업생산 54개월래 최대… 경상흑자 첫 700억달러 돌파

■ 위기에 강해진 한국경제

미 테이퍼링 변수 대비

내수체력 강화는 숙제


한국 경제가 위기에 한층 강해진 모습이다. 신흥국 금융시장의 요동에도 선방한 데 이어 실물경제까지 탄탄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난해 6월처럼 신흥국 간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28~2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논의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다시 높아질 수 있지만 일단 외풍에 유난히 취약했던 과거와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탄탄한 수출, 경제지표 호조 이끌어=12월 광공업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반도체 시장 호조에 따라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달 대비 20%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12월 반도체 및 부품 생산은 전달보다 7.3%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역시 같은 기간 5.7% 늘어 광공업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다만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점(-4.6%)과 도소매(-2.1%) 등이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0.7% 줄었다. 건설업과 공공행정도 각각 7.4%, 3.4%씩 감소했다. 제조업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의 부진은 지난달 철도파업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철도파업이 없었다면 생산량이 개선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행진도 23개월째 이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제수지는 경상수지 흑자가 64억3,000만달러로 11월보다 4억달러 늘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57억1,000만달러로 4억7,000만달러 줄었지만 서비스수지가 7억달러 적자에서 4억4,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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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도 수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대중국 수출은 8.9%, 대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수출은 10.6% 등 우리 수출은 총 5.8% 늘어 전반적으로 견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달에 구정이 끼어서 조업일수가 2일 줄어들기 때문에 월 평균이 크게 늘어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일 평균 수출 증가세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빠른 회복…내수 체력 보강해야=금융시장은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에 즉각 화답했다. 달러당 1,080원을 훌쩍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0원 이상 급락하며 1,070원대로 떨어졌다.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은 1,070원을 놓고 공방을 벌이다가 1,068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경상흑자 700억달러는 예상됐던 재료지만 설 연휴와 미 FOMC 회의를 앞두고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환율을 예상보다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5거래일 만에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며 코스피가 20포인트 이상 급등, 1,941.15에 마감했다. 신흥국 금융위기에 휘말려 1,900선 방어에 촉각을 세우던 며칠 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고 실물경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테이퍼링 등 대외변수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는 투자·소비 등 내수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12월 산업동향'에서 12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2% 증가해 한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반전했지만 10월 항공기 도입 등의 효과로 21.4% 증가했다가 11월 -4.2%를 기록한 뒤 12월에는 다시 상승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 또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소매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비내구재 등이 모두 감소해 1.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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