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 위기대처 안이하다

중국쇼크에 이어 고유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우리경제를 위협하는 악재들이 잇달아 부상하는 가운데 증시가 폭락하는 등 경제불안이 증폭되고 있지만 정부는 사전적인 대응은 커녕 사후적으로도 속수무책이어서 위기대응능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지난주 경제장관회의를 열었으나 ‘걱정’만 있었을 뿐 경제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구체적으로 각종 악재들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몰고 올지, 그리고 이 같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추진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대응전략이 없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대기업 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축소, 출자총액제한규제 유지, 계좌추적권 부활 등 투자를 비롯한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대책들을 밀어붙이고 있어 재계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대우종합기계 매각문제를 둘러싼 노조의 특혜 요구에 대해 정부는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경영권에 관한 기본원칙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최근 잇달아 터지고 있는 악재들의 경우 외부적인 요인들이라는 점에서 대응방안을 강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대외적으로 불안요인이 커지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정부가 중심을 잡고 신속 정확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안의 본질과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응에 실기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이 불필요하게 동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쇼크가 터졌을 때 정부는 ‘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식의 안이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리 경제가 내부적으로 신용불량자문제ㆍ부동산투기바람ㆍ청년실업문제 등 여러 가지 취약점을 안고 있는 터라 중국쇼크ㆍ유가폭등과 같은 외부적인 충격에 견디는 힘이 그만큼 약할 수밖에 없다. 막연한 낙관론에 사로잡혀 요행을 바라는 식의 대응으론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우리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불안요인을 한 발짝 앞서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책마련이 실기하지 않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위기의식부터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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