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돌아온 천재' 페르난도 토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손흥민의 레버쿠젠은 토레스가 버티는 아틀레티코를 26일 오전4시45분 홈구장 바이아레나로 불러들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른다. 아틀레티코는 승점 53으로 2위 바르셀로나에 3점 차 3위를 달리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2주 전 4대0 대승을 포함, 올 시즌 전적 4승2무의 '레알 마드리드 킬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팀의 간판 공격수는 토레스가 아니다. 32경기 20골을 자랑하는 마리오 만주키치, 36경기에서 17골을 넣은 앙투안 그리즈만이 핵심이다. 과거 아틀레티코에서 7시즌 동안 82골(214경기)을 쌓은 뒤 리버풀-첼시-AC밀란을 거쳐 지난해 말 7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토레스는 아직 주전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지난 22일 알메리아전에서 후반 13분 투입됐지만 만주키치의 선제 골과 그리즈만의 2골로 전반에만 3대0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16일 셀타 비고전에는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동안 슈팅 1개에 그친 뒤 교체됐고 팀도 0대2로 졌다. 레알과의 8일 경기에는 후반 31분부터 뛰었다. 첼시에서의 오랜 벤치 설움을 뒤로 하고 아틀레티코로 돌아온 토레스는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4경기에서 레알과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골을 터뜨려 부활 조짐을 보였지만 정규리그에서는 6경기 출전에 선발은 2차례뿐이었다. 공격 포인트도 1도움이 전부. 친정 복귀 뒤 처음인 챔스리그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 큰 경기 한 방으로 완벽 부활을 증명할 기회다. 토레스는 첼시 시절 챔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차례로 정상에 선 경험이 있다. 알메리아전에서 30분여 동안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인 것도 손흥민과 긴 시간 맞대결이 예상되는 이유다.
손흥민은 올 시즌 14골(29경기) 가운데 챔스리그 득점이 5골(8경기)일 정도로 큰 경기에도 강했다. 코펜하겐을 상대로 2골에 벤피카전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지난해 11월 제니트전에서는 2골을 폭발했다. 그 이후 2경기에서 공격 포인트가 없었으니 터질 때가 됐다. 손흥민은 22일 끝난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74분만 뛰고 교체돼 나와 아틀레티코전을 준비했다. 아틀레티코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맞춤 전술에 따른 끈끈한 수비로 유명한 팀이다. 32강 조별리그 6경기에서 14골을 넣는 동안 실점은 3골뿐이었다. 손흥민은 아틀레티코의 촘촘한 그물을 뚫고 시즌 15호 골을 터뜨릴 수 있을까.
한편 25일 오전4시45분에는 맨체스터 시티-바르셀로나, 유벤투스-도르트문트전이 펼쳐진다. 지난 시즌 16강에서 바르셀로나에 1·2차전 합계 1대4로 졌던 맨시티는 1년 만의 설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