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IT기술 너~무 어려워… 머리맞댄 금감원 간부들

"해킹 진화해 내 계좌 명의까지 바꾸나"

"이렇게 해킹 기술이 발전하다가 은행 계좌의 내 명의까지 바뀌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금융감독원 A 국장) "오늘은 현황을 들었지만 앞으로는 정보기술(IT) 사고에 어떻게 대응해야겠다는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금감원 B국장)

17일 오전9시, 여의도 금감원 9층 대회의실에서는 최수현 금감원장을 비롯해 국장급 이상 간부진 50여명이 모였다. 잇따른 IT 금융 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금감원의 전문성을 보완하자는 차원에서 원장의 지시 아래 특별강의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주제는 '금융권 전산 시스템 현황 및 트렌드'로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금융권의 비대면 채널 영업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강의는 최근 금감원에 영입된 ING생명 IT총괄 부사장 출신 김유미 IT선임국장이 맡았다.


김 국장은 "1970년대의 전자금융이 은행 본점과 지점 간 온라인 시스템 구축 등 업무 자동화 단계를 만드는 1단계였다면 지금은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고객별 맞춤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4단계인 지식정보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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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전화기가 보편화되는 데 걸린 시간이 50년이라면 인터넷은 7년, 모바일뱅킹은 2년이 소요됐으며 최근 론칭되는 금융 서비스의 시장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전자금융 이용 계층이 다양화되고 특히 60대 이상 전자금융 이용 비중도 증가 추세"라고 소개했다.

강의를 들은 간부들은 전자금융의 발달 속도를 감독당국이 따라잡을 수 있겠느냐는 고민이 더 큰 듯했다. 상당수 국장은 "맘먹고 덤벼드는 해킹 전문가들을 금감원이 통제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보였다.

일부 간부는 최근 국민은행 내분 사태의 원인이 된 IBM의 메인프레임에 얽힌 금융권 IT 시장 상황을 묻기도 했다.

김 국장은 "금융회사는 2중, 3중의 보완장치를 만들고 금감원은 검사와 IT 전문성을 모두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내·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한 간부급 역량 강화 교육을 지속할 방침이다. 다음 강의 주제로는 파생금융상품·전자공시시스템이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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