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소비심리가 냉각되면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이 5월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5월 말 현재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은 약 150조원으로 전월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어린이날·어버이날 등이 몰려 있어 가정의 지출이 많은 5월에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후 올해가 처음이다.
실제 매년 5월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은 전월보다 크게 증가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전월보다 1조원 이상씩 규모가 불어났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도 5,000억원이 증가했으며 2010년에는 2조7,000억원, 2011년 1조9,000억원이 늘어났다.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9,000억원, 7,000억원이 불어났다.
이에 대해 한은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심리가 냉각된 것이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경기확장 기준점인 100은 상회했지만 4월의 108에 비해서는 3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102) 이후 8개월래 최저치다. 대개 5월에는 국민들이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아가며 소비지출을 늘렸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로 소비지출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5월 들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거래량이 감소한 여파로 둔화됐다. 5월 말 현재 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526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4월에 2조1,000억원 증가한 데서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한은은 5월 주택거래량이 4월에 비해 줄어든 것이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