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죽기전 꼭 하고 싶은 일은, 부모님 효도관광… 달콤한 사랑…

서울시민 선유도공원 '버킷리스트'에 소망 담아<br>○○선배한테 고백받기·유럽 배낭여행 등 눈길

서울 선유도공원에 등장한 버킷리스트에는 가족들과 행복한 삶 등 서울시민들이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들로 가득 차 있다. /임진혁기자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했던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 경사마당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녹색 칠판의 글들을 읽고 있었다.

'Before I die(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라는 큰 제목이 달린 폭 27m의 칠판에는 부모님 호강시켜드리기, 가슴 뛰는 사랑 해보기, 유럽 배낭여행 같은 시민들의 바람이 하얀색, 파란색 분필로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이 칠판은 시민들이 각자의 '버킷 리스트(bucket listㆍ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서울시와 젊은 청년들의 모임 '월플라워즈'가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1일 만들어 놓은 것. 시민들이 버킷리스트를 쓰면서 다짐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작 취지다.

서울시민은 버킷리스트에 어떤 소망들을 담았을까. 눈에 가장 많이 띄는 주제는 단연 가족과 사랑이었다.

'부모님 효도관광 시켜드리기', '호강시켜 드리기', '마누라 소원 들어주기', '웃음이 가득한 집'등 가정의 달 5월답게 가족과 행복한 삶을 꿈꾸는 내용들이 버킷리스트 곳곳을 채웠다. 이날 세 살배기 아이와 함께 선유도공원을 찾은 이미희(36)씨는 "애를 키우다 보니 지방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더 많이 나는데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해외로 가족 여행 가보고 싶다"며 버킷리스트에 '가족 모두와 해외여행'이라고 적었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 만나기', '영화 같은 멋진 사랑', '제발 여친 생기기', '00선배한테 고백 받기' 같은 달콤한 사랑에 대한 바람도 여기 저기 등장했다. 특히 중고교생들이 백일장이나 사생대회를 위해 선유도공원을 많이 찾아서인지 누구와 사귀고 싶다거나 결혼하겠다 등 사춘기 첫사랑을 엿볼 수 있는 풋풋하고 익살스런 글귀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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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화유산 다 보기', '유럽 배낭여행', '기차로 전국일주' 같이 죽기 전에 세상 곳곳을 둘러보고 싶은 희망도 자주 나왔고 '외국어 실력 갖추기', '서재 만들기' 같은 공부 욕심과 함께 '살빼기', '몸짱되기'처럼 다이어트에 대한 불타는 의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농사 짓기', '패러글라이딩 해보기', '번지점프' 등 모험심 가득한 목표와 '로또당첨', '건물 사기' 등 큰 돈을 손에 쥐어보겠다는 당찬 소망도 빠지지 않았다.

선유도공원의 버킷리스트는 다음달까지 운영된다. 참여 시민들의 모습들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은 홈페이지(www.beforeidiekorea.com)에서도 볼 수 있다.

버킷리스트라는 말은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인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에서 유래했으며 2007년 미국에서 제작된 잭 니콜슨ㆍ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가 상영된 뒤 널리 쓰이고 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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