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 500만 계좌 시대

'마이너스 금리시대' 대안 각광<BR>주식투자 꺼리던 고객들도 ELS등 큰호응<BR>퇴직연금 도입후 대규모 자금 유입 될듯




‘가계 금융자산의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펀드계좌 수가 500만계좌를 돌파한 것은 개인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기보다는 유가증권 투자나 간접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 동안 350만~360만계좌에 불과하던 펀드계좌 수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예금은 줄어드는 추세로 돌아섰지만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간접금융상품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식시장 급락 등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서 시중자금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인금융자산 1,000조원 시대=80년대 중반까지 100조원을 밑돌던 개인금융자산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며 20년 만에 10배가 불어난 1,000조원을 달성했다. 개인금융자산의 가파른 증가는 은행 예금이 주도했다. 70년 이후 은행 정기예금으로 돈이 몰리면서 2003년 말 269조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은행 예금 수신고는 정점을 찍고 하락추세로 돌아서면서 간접투자상품이 가계 금융자산의 주도권을 넘겨받았다. 지난해 예금은 1,300억원, 금전신탁은 58조원에서 48조원으로 10조원이나 감소했다. 이 때문에 개인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말 60.3%에서 지난해 말 57.7%로 하락했다. 반면 채권과 주식 비중은 증가했다. ◇펀드 500만계좌, 자금운용 인식 변화=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수익률이 투자실적에 연동하는 펀드의 계좌 수는 2000년 356만계좌에서 2003년 364만계좌까지 소폭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 열풍으로 85만계좌, 23%가 증가하면서 448만계좌로 늘었다. 펀드 수탁고도 2002년 174조원에서 2003년 145조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185조원으로 증가했다. 은행도 펀드 열풍에 동참해 ‘적금’보다 ‘펀드’ 판매에 집중했다. 은행을 통해 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2003년 17%에서 2월 27%로 10%포인트나 증가했다. 펀드 열풍의 가장 큰 이유로는 정부의 정책과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를 꼽고 있다. 강대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PEFㆍ퇴직연금ㆍ연기금 주식투자 허용, 랩어카운트ㆍ변액보험 등을 내놓으면서 자산운용시장의 변화와 성장을 유도했다”며 “개인들도 실질 금리 마이너스인 상황에 몰리면서 펀드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 변화에 따른 다양한 펀드상품 봇물=투자자들의 관심이 펀드로 몰리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저축과 투자, 부동산과 펀드 등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간접투자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대안투자펀드가 은행예금 대체상품으로 주식투자를 꺼리는 개인 고객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중반부터 판매가 이뤄진 ELS펀드는 10조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하며 이미 주식형 펀드 수탁액을 앞질렀고 은행예금 플러스 알파의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도 3조원이 넘는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부동산 등 특별자산펀드에도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장근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안펀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장기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며 “펀드판매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각 금융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병철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개인들이 간접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자산운용시장이 금융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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