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사진) 팬택 부회장이 2년 만에 신제품 발표장에 등장한다.
장소는 3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열리는 국내 첫 롱텀에볼루션(LTE) 원칩 스마트폰 '베가 레이서2' 공개 간담회장. 박 부회장이 자사 신제품 행사에 나오는 것은 지난 2010년 7월 스마트폰 '베가' 기자간담회 이후 2년여 만이다.
1일 팬택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팬택 관계자는"제품 소개에 앞서 인사말을 겸해 스마트폰 시장을 전망하는 간단한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부회장이 신제품 공개 행사장에 나타나는 것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베가 레이서2는 팬택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신제품이다. 예전처럼 직접 설명에 나서지는 않지만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행사장에 참석해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향후 공격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보산업(IT)업계에서는 특히 박 부회장이 스마트폰 시장과 관련해 어떤 화두를 새롭게 던질지 주목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과 삼성전자의 사실상 과점 체제로 재편되면서 여타 업체가 겪는 어려움을 설명하고 신제품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 팬택 행사가 열리고 몇 시간 뒤 영국 런던에서는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3를 공개한다.
박 부회장은 2년 전 베가 기자간담회에서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단상에 올라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당시 그는 "애플 '아이폰4'와 제대로 붙어보겠다"고 발언하는 등 경쟁사를 향해 정면 승부를 선언해 주목 받았다. 이후 팬택이 베가 레이서, 베가 LTE 등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신제품 공개 행사장에는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연말로 예정된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여기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두문불출했다는 후문이다. 그가 언론과 공식적으로 만난 것도 지난해 12월6일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이견을 보이는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 "경영에서 물러나겠다"며 승부수를 던지기 위한 자리였다.
한편 박 부회장은 사내 행사에는 모습을 보였다. 3월 말 팬택 창립 2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그는 "애플과 삼성의 공세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혁신의 가치를 지속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