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프리미엄이냐,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이냐'이번 주는 이라크전 발발 우려감과 OPEC의 증산 기대감이 교차, 석유 시장이 혼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과연 어느 쪽이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이미 지난 주말(30일)에도 어느 정도 가시화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6센트 오른 배럴 당 28.98달러를 기록한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5센트 하락한 배럴 당 27.38 달러에 거래됐다.
현재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하루 50만~75만 배럴 증산을 고려 중이다. 만일 OPEC가 75만 배럴을 증산할 경우 1일 산유량 2,170만 배럴의 3.5% 증산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OPEC의 증산 가능성보다 이라크 변수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산유국들이 OPEC의 할당 쿼터를 넘겨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현실에서 하루 50만~75만 배럴의 증산은 별반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세계 각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대(對) 이라크 유엔(UN) 결의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관련한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는 한 유가의 상승흐름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화 동향도 관심 거리다. 지난 주말 달러화는 뉴욕 증시의 상승과 긍정적인 경제지표 발표로 주요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지난 7월 소비자 지출은 전달에 비해 1% 상승, 9개월래 최고 상승치를 기록했다. 또한 8월 시카고구매관리자지수(CPMI) 역시 54.9를 기록, 6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이 같은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달러화는 지난 30일 엔화에 대해 달러 당 118.67엔을 기록, 전일의 118.11엔보다 0.56엔 상승했다. 또한 유로화에 대해서는 유로 당 98.23센트를 기록해 전일의 98.50센트 보다 0.27센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증시 및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9.11 테러 1주년을 즈음해 테러 우려가 재차 가시화될 경우 반락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