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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 이라크 재건사업 잡아라" 총성 없는 수주전쟁

한화 첫 진출 물꼬… 우리기업 참여 교두보 기대<br>강 국회의장 이라크 현장 방문해 수주 측면지원<br>추가 수주땐 일자리·동반성장 가능… 정부서 적극 나서야

"전세계 건설업체들의 무한경쟁이 치열한 중동에서도 이라크는 블루오션으로 꼽힙니다. 불안정한 정세 탓에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진출을 꺼리고 있지만 재건사업이 본격화된다면 이제는 총칼을 들고 벌이는 전쟁이 아닌 '수주전쟁'의 장이 될 것입니다."

중동의 라마단이 막 시작된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만난 권혁찬 중동건설인프라 수주지원센터장은 "국내 건설사들은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이라크 재건시장에 참여할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1년 말 8년여간의 전쟁은 끝이 났지만 여전히 상흔(傷痕)이 곳곳에 남아 있는 이라크. 지난해 철수한 미군의 공백으로 여전히 불안한 정세 속에서도 한편에서는 피폐해진 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7년까지 추산되는 이라크 재건사업 규모는 대량 2,750억달러, 우리도 300조원에 달한다.

따라서 지난해 한화건설이 80억달러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을 따내며 시장을 선점한 국내 건설업계와 정부도 추가 수주 활동에 팔을 걷어붙였고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들도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경제협력포럼 이어 국회의장단 방문=13일 강창희 국회의장을 필두로 한 국회의장단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당초 국회의장단은 3일부터 15일까지 아프리카 케냐ㆍ탄자니아 등을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순방일정에 이라크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장은 베이스캠프 공사가 한창인 현장을 둘러본 후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진두지휘하에 이룬 글로벌 경영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라크 재건사업 참여에 교두보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4일 바그다드에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이라크 진출 확대 등 이라크 재건사업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강 의장의 이번 이라크 방문은 지난 4월 우리 산업통상자원부ㆍKOTRA와 이라크 정부가 공동 주최한 '한ㆍ이라크 경제통상협력포럼'에 이은 두 번째 수주지원 활동이다. 당시 경제통상사절단에는 한화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ㆍ현대엔지니어링ㆍ가스공사ㆍSK에너지ㆍSKC&Cㆍ연세의료원 등 건설ㆍ에너지ㆍ의료ㆍIT기업 등이 40개사가 참가하기도 했다.


◇창조적 경제모델… 해외에서 찾는다=우리 정부가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 사업이 국내 중소기업의 동반 해외진출은 물론 청년 일자리 문제까지 해결 가능한 소위 '창조적 경제 모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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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2030년까지 이라크에서 지금까지 우리 건설업계의 총 수주액인 5,000억달러를 넘어서는 최소 7,000억달러의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업계의 선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라크 재건사업의 첫 프로젝트인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연 동원인력만 55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베이스캠프에만 2만여명의 인력이 상주해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한화건설은 국내인력의 해외진출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한화건설과 협력사 임직원 400여명이 파견돼 있으며 앞으로 국내 100개의 중소 자재 및 하도급업체에서 1,000여명의 추가 인력이 동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력도 10%는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50대 후반의 근로자들과 함께 나머지 90%는 젊은층으로 구성,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추가 수주는 '빨간불'=한화건설이 수주한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은 주택건설과 도로 및 상하수도 설치에 국한돼 있다. 따라서 신도시에 필요한 교육ㆍ의료ㆍ발전 등 추가로 수주할 수 있는 기반시설 물량도 상당한 규모에 달한다.

문제는 최근 한화그룹의 경영공백으로 추가 수주 활동이 답보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알말리키 총리는 김 회장에게 발전 및 정유시설ㆍ학교ㆍ병원ㆍ군시설현대화ㆍ태양광 사업 등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사업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의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양측의 논의가 이뤄지지 못해 이라크 재건사업의 확실한 선점 기회를 놓치게 될 형편에 처해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내 유휴인력 활용과 청년층 일자리 창출, 중소업체 해외동반 진출을 통한 동반성장 등을 위해서 이라크 전후 재건사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수주를 기반으로 추가 발주 물량에 대한 수주에서도 국내업계가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앞으로 나올 재건사업 물량이 더 많은 만큼 추가 수주를 위해 업계는 물론 정부 당국도 전력을 쏟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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