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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챙기지 말고 꼼꼼히 살펴보세요

"아버지 건강은 어떠세요" "나야 늘 똑같지 뭐…"<br>■ 부모님 몸상태·움직임으로 건강체크<br>얼굴 푸석하고 체중 급감하면 당뇨… 배변 원활하지 못할땐 노인성 변비<br>걸음걸이 불편하면 관절염 의심을

의료진이 한 여성의 무릎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추석 연휴에는 부모님의 몸상태 등을 잘 살펴 노년에 발생 가능성이 높은 당뇨ㆍ관절염ㆍ백내장 등의 질환발생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오랜만에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는 추석연휴는 그동안 소홀했던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잘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새로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만큼 부모님의 몸 상태와 움직임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기존 질환의 악화 여부도 잘 체크하는 것이 좋다.

오랜만에 본 부모님의 얼굴이 푸석하고 체중이 급격히 감소해 보인다면 당뇨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당뇨는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는 등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는 데 반해 체지방량이 증가하고 동시에 대사활동이 감소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지만 혈당이 올라가면 갈증을 심하게 느껴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식사량은 일정하거나 많이 먹는데도 1~2개월 사이에 10㎏ 이상의 체중이 감소되기도 한다. 노년에는 이런 증상이 잘 안 나타나고 단순히 염증이 잘 안 낫거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 감정 변화만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박경선 온누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당뇨병은 당뇨로 인한 합병증을 더 조심해야 한다"며 "혈당 수치가 높으면 온몸의 혈관이 손상되기 때문에 당뇨병 관리에 소홀하면 실명이나 발 절단, 사망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당뇨가 의심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진찰을 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부모님의 배변 상태를 체크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정상적인 배변을 못한다면 노인성 변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 노인성 변비는 통증은 없지만 잘 낫지 않고 지속된다는 것이 문제다. 젊은 사람들은 사흘만 화장실을 가지 못해도 아랫배가 묵직하고 쉽게 통증을 느끼지만 노인은 1주일 이상 변을 보지 못해도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노인성 변비를 그대로 두면 직장에 변이 계속 채워져 있어 직장 궤양을 만들거나 소변장애, 방광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변을 볼 때 무리하게 힘을 주게 돼 자칫 실신을 하거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노인성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많은 고구마나 브로콜리ㆍ현미ㆍ미역 등을 섭취해 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규칙적인 배변활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간혹 변비 증세가 대장암이나 직장암의 원인일 수도 있어 50세 이후에는 반드시 2~3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부모님이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둔해질 때, 말을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질 때,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일 때, 보행 시 비틀거리거나 심한 두통이 발생할 경우에는 뇌졸중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조영도 온누리종합병원 병원장은 "뇌졸중은 발병 후 첫 3시간 이내가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 이때 막힌 혈관을 뚫는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는 등 최대한 빠른 치료를 통해 뇌에 혈액을 공급해야 뇌세포 손상을 막고 뇌 기능도 회복시킬 수 있다"며 "부모님의 행동이나 얼굴 등을 세심히 살펴 두통이나 일시적 마비 등이 오지 않는지 건강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관절염이 있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관절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거동의 불편함으로 보행 장애까지 초래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운동 부족, 통증에 대한 스트레스로 혈당이나 혈압 조절이 어려워 만성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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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은 신체 변형이나 불편한 걸음걸이 등 육안으로 쉽게 체크할 수 있고 통증으로 무의식 중에 내뱉는 소리를 듣고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앉았다 일어날 때 책상이나 선반을 잡고 일어나거나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고 이동 속도가 느려진 경우, 다리를 온전히 피거나 구부리지 못하는 경우, 계단을 겁내면서 외출을 꺼리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경우 등이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는 행동이다.

신체 변형뿐만 아니라 소리로도 관절염 증상을 유추할 수 있다. 무릎에서 '뚜두둑' 하는 소리가 자주 들리거나 무의식 중에 '아이고, 무릎이야'라는 말을 반복할 때에도 무릎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얼마쯤 거리를 걷고 나면 다리가 저리고 조이는 느낌 때문에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척추 신경이 눌려 만성적으로 허리가 뻐근한 듯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장기에 이상이 있으면 얼굴 색깔과 피부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부모님의 얼굴색을 잘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얼굴색이 노란빛을 띤다면 빈혈이나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소화를 관여하는 담즙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하고 얼굴이 노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뇨병이나 간ㆍ위ㆍ십이지장 질환자들을 보면 얼굴이 노란 것을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부모님에게 밥맛은 있는지, 간혹 구역질이 나는지, 피곤함을 자주 느끼는지 물어봐야 한다. 얼굴빛이 연한 보랏빛을 나타내면 혈액이 원활하게 돌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심장이나 폐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얼굴빛이 검거나 자주 붓는다면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신장 이상으로 몸 밖으로 노폐물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에게 흔한 백내장 등 안과질환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안과 질환은 부모님들이 불편함을 직접 말하기 전까지는 알아채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증세를 여쭙고 관찰해야 한다. 대부분 부모님들은 나이 들면 눈이 침침하고 흐릿한 증상을 노안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백내장은 노안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할 수 있다.

백내장은 수정체 자체가 투명성을 잃는 것으로 물체를 볼 때 안개 낀 듯이 흐리게 보이거나 유리에 성에가 낀 듯이 뿌옇게 보인다고 하면 백내장일 확률이 높다. 초기에는 다소 침침하거나 빛이 퍼져 보이거나 햇빛에 눈이 많이 부시게 느낄 수 있다. 점차 진행되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여 시력 저하가 발생된다. 증세가 많이 진행되면 본인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눈의 동공 부분이 하얗게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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