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최근 정부의 지분매각 작업에도 불구하고 후순위채 발행, 방카슈랑스 제휴, 점포망 확장 등 독자생존을 염두에 둔 일련의 행보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조흥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특히 매각가격 산출을 위한 제3자 실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이미 독자생존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이 이달 초부터 다음달까지 2개월 동안 `CHB-뉴스타트 운동`을 통해 대출과 예금 등 핵심사업의 실적을 지난 3개월 평균보다 20%이상 늘리기로 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흥은행은 이와 함께 올해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신규지점을 지난해(6개) 보다 14개나 많은 20개나 늘릴 계획이며 카드와 대출 연체의 회수를 위해 연체관리 특별추진팀을 만들기도 했다.
조흥은행은 특히 이달 중 2억5,000만달러의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해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10%대로 끌어올리기로 하는 한편 방카슈랑스 제휴를 위해 보험사들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조흥은행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부의 지분매각 작업이 지지부진 해 지면서 독자생존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경영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지분매각 과정에서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은행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설사 매각이 되더라도 향후 2년간 독자경영을 보장한다고 했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행보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흥은행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공자위에서 상당수 위원들이 자문사인 모건스탠리의 전망을 토대로 올해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조흥은행이 누적부실을 털고 정상화가 가능하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공자위의 한 민간위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이 조흥은행의 정상화가 가능하다는데 동의했다”면서 “그러나 대다수 위원들은 정상화 이전에라도 조속히 매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현재 차질을 빚고 있는 조흥은행 실사를 위한 제3자 기관 선정을 이번주초 마무리 방침이다.
<이진우,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