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자체는 지금 '공사중'

연말전 불용예산 없애기용 무더기 발주지방자치단체마다 한꺼번에 쏟아진 각종 공사로 시가지 곳곳이 '공사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지자체들이 해마다 연례행사로 되풀이하는 연말 무더기 공사발주에다 올해는 내년 단체장 선거를 의식해 임기 내 치적을 남기기 위해 공사를 서두르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뜯고 파헤치고 서울시의 경우 올해 도로포장만 125개 노선이 진행돼 현재 15개 노선이 공사 진행 중이고 도로 신설 및 확장의 경우도 현재 월드컵경기장 주변도로 등을 포함해 모두 80여곳이 공사 중이다. 대구에서도 현재 100여건의 크고 작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대구시종합건설본부가 하는 신천동로 구조개량 공사를 비롯, 도로공사 5건에다 북구 복현오거리 부근의 신천하수처리구역 오수차집관공사를 하고 있다. 또 대구도시가스는 20여곳에서 가스관 매설작업을, 대구시상수도건설본부는 상수도 배수관 정비 및 부설공사 등 14건의 공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전의 전주매설 공사와 각 구청마다 3, 4건의 소방도로 공사를 벌이는 등 도심 곳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대구경실련 시민안전센터가 최근 대구시내 차도 또는 인도에서 진행 중인 공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모두 100여건에 이르는 등 각종 공사가 폭주하고 있다. 울산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울산시가 내년 5월까지 완공 목표로 현재 진행 중인 대형 도로공사만도 5건이다. 울산의 관문인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 고가차도시설공사의 경우 내년 1월 완공될 예정이어서 출퇴근 및 주말마다 로터리와 울산고속도로 진입 차량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룬다. 대전지역 역시 지하철 건설공사에다 왕복 4차선인 계룡육교를 8차선으로 확장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하는 등 시내 곳곳에서 도로가 파헤쳐지고 있다. ◇곳곳 시민불편 이들 공사는 대부분 도로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시가지 전체가 연쇄 체증에 시달린다. 특히 이들 공사는 출ㆍ퇴근 시간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체증현상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대구 시민 이모(36ㆍ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는 "아침 출근시간이 평소 20분이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무려 한 시간 이상 걸린다"며 "출근시간대에 공사를 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지만 각종 공사를 한꺼번에 실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리한 공사가 원인 이 같은 공사 폭증은 각 기관마다 연말 전 불용예산을 없애기 위해 앞 다퉈 공사를 벌이고 있는데다 내년 민선선거를 앞두고 단체장들이 임기 내 치적을 남기기 위해 공사를 서두르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내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대구ㆍ울산 등은 올해 안에 각종 공사를 마무리짓도록 독촉하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지난 8월부터 각종 공사가 갑자기 폭주하는 것 같다"며 "동시다발적인 공사를 지양하고 교통소통과 시민안전을 위해 합리적인 계획을 세워 공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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