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 소식에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 등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16.52포인트(0.82%) 하락한 1,986.65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마감한 것은 지난 3월16일(1,987.33) 이후 5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13억원, 15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반면 개인은 73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오전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10일 고시환율인 6.1162위안보다 1.86% 상승한 수치로 이 같은 위안화 가치 하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0.7% 하락한 후 최대 낙폭이다.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에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 소식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의 약세는 예상치 않은 재료(위안화 절하)의 영향"이라며 "주식시장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충격에도 크게 흔들리는 양상이며 지수가 아래쪽으로 향하는 트렌드"라고 진단했다.
중국 소비주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모레퍼시픽(-3.49%), 에이블씨엔씨(078520)(-7.04%), 코웨이(021240)(-8.70%), LG생활건강(-5.47%), 한국콜마(161890)(-5.50%)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 코스닥도 전날 대비 14.08포인트(1.89%) 떨어진 732.26을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위안화 평가 절하라는 정책까지 나오면서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는 시그널을 보여준 것"이라며 "중국으로의 수출 등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이 추가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경우 리스크 확대와 동시에 금융시장도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팀장은 "위안화의 추가 절하 문제가 관건이며 그렇게 된다면 원화가 위안화를 따라갈 수 있느냐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며 "위안화가 추가 절하하게 되면 이머징 통화를 중심으로 한 환율전쟁이 격화될 여지가 높아 국내 금융시장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