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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직장을 둔 정 모(40)씨는 지난해 말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 인근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늘 전원생활을 꿈꿔온 정 씨지만 직장과 너무 멀고 아이들 교육 문제도 걸려 아파트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최근 판교와 용인 등에서 단독주택 분양이 늘고 있다는 소식에 다시 한 번 알아보던 중 결심을 하게 됐다.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았고 출퇴근 여건도 좋았기 때문이다. 모듈러 주택이라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일반 단독주택에 비해 외풍(外風)도 없고 관리도 편리했다. 정 씨는 "2층짜리 단독주택이라 예전에 살던 아파트보다 넓다"며 "도심과 가까워 편의시설 이용도 쉬운데다 전원생활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은퇴한 노부부가 전원생활을 누리는 곳이었다면 요즘은 30~40대 젊은 층 수요가 늘고 있는 것. 규모도 작아지고 있다. 초기 전원주택은 대부분 대지 면적이 300㎡ 이상의 대형이었다면 최근에는 160㎡ 안팎의 소형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대형 전원주택의 경우 관리도 어렵고 대부분 도심과는 떨어져 있어 수요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에는 택지개발지구 등 도시 인프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소규모 주택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용지는 엄청난 인기 속에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양산 물금2지구에서 공급한 단독주택용지는 10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아산 탕정지구에서도 총 84필지를 분양해 3,929명이 몰리면서 최고 478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단독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틀에 박힌 아파트 문화에서 이제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풍적인 관심을 끌던 '땅콩주택'은 이런 시장의 트렌드를 잘 반영한 상품이다.
수요자들의 관심에 비해 그동안 단독주택은 관리의 어려움과 함께 냉난방비 등이 높고 시공비도 비싸 확산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전의 단점을 메울 수 있는 다양한 단독주택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의 공사비는 3.3㎡당 400만~500만원, 비쌀 경우 700만원 이상이다. 여기에 땅 값을 감안하면 수도권에서는 165㎡ 대지에 100㎡의 단독주택을 지을 경우 총 5억원 가까이 필요하다. 부지가 330㎡ 정도로 넉넉하게 짓게 되면 수도권에서는 10억원, 지방에서도 6억~7억원이 훌쩍 넘는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모듈러 주택 등 조립식 단독주택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모듈러 주택을 지을 경우 공사비는 3.3㎡당 40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며 공사기간도 두 달이 채 걸리지 않는다. 특히 일반 단독주택과는 달리 냉난방 효율도 뛰어나 관리비도 적게 들고 관리도 쉽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미사와홈, 세키스이하임 등 전문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D주택 관계자는 "컨테이너 박스 주택으로 오해를 하기도 하지만 내진 설계까지 된 집"이라며 "웬만한 고급 주택 못지않은 시설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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