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장수기업의 조건

박상희 한국무역보험공사 부사장


[발언대]박상희 무보 부사장


요즘 중소기업 기 살리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300만개가 넘는 국내 중소기업의 창업 후 평균 수명은 12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 중소기업이 롱런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은 무엇일까.

미국의 패션기업 '브룩스브러더스(Brooks Brothers)'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지난 1818년 뉴욕에서 작은 양복점으로 시작한 이 기업은 200여년을 생존했다. 유행이 빠른 패션 업계의 특성상 희귀할 정도다.


그런데 정작 이 회사의 경영 원칙은 쉽고 간결하다. 바로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최상의 품질로 된 상품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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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브룩스브러더스가 만드는 옷들은 남성용 코트와 드레스셔츠 등 유행을 타지 않는 아주 클래식한 제품들이다.

장수 비결은 유행 대신 품질을 선택하고 본업에 집중한 일관된 경영 원칙에 있었던 셈이다.

원칙의 힘이 발휘되는 곳은 패션 산업뿐만이 아니다. 최근 원·엔 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00엔당 950원대까지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커지는 등 많은 기업들이 환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안정적인 영업이익 확보가 가능한 환율 수준에서 헤지를 하고 연구개발과 시장개척 등 기업 활동의 본업에 집중하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출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헤지를 미루거나 키코 사태 등으로 인한 아픈 기억으로 환헤지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환율 급등락으로 피해를 입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미래의 환율을 예측해서 환차익이라는 유행을 따르기보다 환헤지 상품을 이용해서 예측 불가능한 위험은 줄이고 기술개발 등 기업 경영의 본업에 집중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은 담보 요구도 없고 수수료도 저렴해 이용 기업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환수금 납부의무가 면제되는 옵션형 상품도 출시돼 수출기업들을 기다리고 있다. 환 리스크를 극복하고 본업에 집중하는 우리 수출기업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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