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호-산은 '대우건설 매각' 신경전

금호 '39%+경영권' PEF·공개매각 병행 추진<br>산은 '지분 50%+1주' 공개매각 방식 단일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매각 규모 및 방식을 놓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의견차를 보이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30일 "산업은행과 협조해 잘 해결하겠다"고 밝혔고 양측 모두 공개 매각이라는 대원칙에는 의견을 일치하고 있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입장이 크게 다른 만큼 앞으로 매각작업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매각방식 놓고 시각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33%는 남기고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39%와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인수자의 금액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매각 지분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인수자의 경영권 확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지분 50%와 1주를 매각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FI 지분만 넘길 경우 추후 경영권 분쟁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잠재적 인수자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확실하게 보장 받기 위해 FI 지분 39%에 금호 보유 지분 일부를 더해 45% 가량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단까지 내렸는데도 채권단이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공개매각 우선이냐, PEF 매각 병행이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개 매각과 함께 자체적으로 PEF에 매각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공개 매각에 실패할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 반면 산업은행은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개 매각'으로 방식을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PEF 매각을 병행 추진할 경우 매각 기간이 장기화되고 인수 희망자들의 참여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민 행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각방식을 최종 결정하겠지만 PEF보다는 공개 매각 방식이 프리미엄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에 모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공개매각에 주력하고 공개매각 불발에 대비해 최후수단으로 산은 PEF를 통한 대우건설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 대한통운은 반드시 지킨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는 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이었고 대우건설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추진했던 사안"이라면서 대한통운을 팔지 않을 것이란 박 회장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그는 "그룹 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는 대우건설보다 대한통운의 역할이 훨씬 크다"고 덧붙였다. 이는 업계에서 제기하는 대한통운 매각 가능성을 일축하는 것이다. 그 동안 시장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연말까지 1조5,000억원의 회사채 상환이 돌아오기 때문에 대우건설을 매각하더라도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만큼 대한통운 마저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산업은행 관계자 역시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은 자사주 등을 포함해 70%가 넘기 때문에 대우건설이 보유한 지분 24%가 빠진다 해도 그룹의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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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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