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 8,000여명이 구제 받을 길이 열린다.
한국장학재단은 다음달부터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6개월 이상 연체해도 신용유의자로 등록하지 않고 최대 2년까지 유예해준다고 27일 밝혔다.
재단은 11월 중순께 새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전국은행연합회와 신용정보관리규약을 개정하기로 합의하고 막바지 협의 중이다.
유예 대상은 대학 재학 중이거나 졸업 후 2년 이내인 연체자다. 당사자가 재단에 신청하면 소속 대학의 확인을 거쳐 등록 유예 조치를 받게 된다. 새 제도가 도입되면 이미 신용유의자로 등록됐거나 등록될 위기에 처한 대학생 7000~8,000여명이 구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학자금 대출 연체기간이 6개월을 넘을 경우 은행연합회에 연체 정보가 등재돼 신용유의자가 되고 모든 금융기관에 관련 사실이 통보됐다. 이로 인해 당사자는 학자금 대출이 불가능해지고 신용카드 발급과 여타 대출 등 각종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재단 측은 유예 제도를 악용하는 '도덕적 해이' 사례를 막기 위해 연체자가 성실히 채무를 갚아나가는 '신용회복 프로그램'도 마련해 병행 적용할 방침이다.
재단 관계자는 "학자금 대출에 발목이 잡혀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대학생들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