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IT시대에 더욱 빛나는 한글

컴퓨터 발명 초기에만 해도 이것은 단지 좀 더 빠른 계산기,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기 위해 인간의 두뇌를 대신하는 기계 정도로만 인식됐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이 발달하고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컴퓨터 사용자들끼리 연결해주는 정보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등 컴퓨터는 21세기를 여는 중요한 도구가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21세기 주력사업으로 IT 분야에 집중한 결과 반도체부터 LCDㆍPDPㆍ휴대폰ㆍ초고속인터넷에 이르기까지 IT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디지털화와 관련해 지난해 모 방송국에서 이색적인 보도를 한 적이 있다. 바로 ‘학교’라는 뜻의 각국 어휘를 휴대폰에 입력할 경우 언어와 문자에 따른 속도차는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었는데, 이 실험에서 한글은 모두 7번의 버튼을 눌러야 하는 반면 영어 ‘School’은 18번, 중국어나 일본어 역시 각각 14번과 18번의 키 조작이 필요할 만큼 한글에 비해 속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도 한글의 입력 속도는 영어보다 35%나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중국 한자와 일본 가나의 경우 알파벳으로 발음을 입력한 뒤 해당 문자로 변환시켜야 한다. 물론 최근 일본 가나를 직접 입력하는 키보드가 나온다고는 하지만 영어식 발음을 입력한 후 일본어로 변환하는 방법을 더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산업현장 어디에서나 컴퓨터 없이는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요즘 한글 컴퓨터의 업무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 또한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알다시피 한글은 표음문자(소리문자)다. 즉 발음과 문자가 일치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영어만 해도 하나의 발음을 문자로 표현할 때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기게 된다. 이름을 알려줘도 철자를 일일이 불러줘야 하는 불편한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한글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다가오는 IT 환경의 핵심기술인 음성인식 분야에서도 한글의 우수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IT기술 발달을 통해 이제 전세계적으로 공간적인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전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2007년 한글날을 맞아 한글은 바로 우리가 IT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디지털 세계의 리더가 되는 중요한 열쇠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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