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출자금의 30~40% 수준인 1조원 안팎을 차입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20일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다음달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한 뒤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직접 차입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PC를 설립하면 차입 레버리지가 높아져 차입 규모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당초 재무적 투자자(FI)들을 끌어들여 총 2조9,0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 대우건설의 지분 39.6%를 주당 1만8,000원에 사들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건설경기 악화 및 대우건설 주가하락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지자 차입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대우건설의 주가는 올해 초 1만3,000원대에서 18일 종가를 기준으로 9,970원으로 떨어졌다. 산업은행이 매입하기로 한 1만8,000원보다 50%가량 낮은 수준이다. PEF는 투자 대상 사업을 확정할 때마다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SPC를 설립해 출자자금의 최대 200%까지 차입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 때 SPC를 설립해 출자금의 30~40%까지만 차입을 통해 조달하면 주식 인수 대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투자자들과 논의해 이러한 인수 방식을 최종 확정하고 오는 7월 중 PEF를 설립하는 한편 8월까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