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은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69%(500원) 급락한 10만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양생명의 주가하락은 유력한 인수후보인 한화생명이 ING생명 인수로 마음을 굳힌 게 확인된 점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은 이날 대거 순매도에 나서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보고펀드는 보유지분(57%) 매각을 지난 4월부터 추진해 왔다. 한화생명이 참여해 막판까지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조율에 실패해 사실상 결렬됐다. 양측 모두 협상재개 기대감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한화생명이 ING생명의 동남아법인(홍콩ㆍ말레이시아ㆍ태국법인) 인수에 성공할 경우 동양생명 매각작업은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동양생명의 매각작업이 지연되면 될수록 조직 내부의 동요가 커지고 실적악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라며 “매각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생명과 함께 동양생명의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푸르덴셜생명도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이 더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 매각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가야 동양생명 매각작업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협상재개가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