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폭스바겐 파문'에 비상 걸린 타이어업계

한국타이어 신차용 물량 중 폭스바겐 공급 비중 30% 달해

美에 임원 급파·비상체제 돌입

넥센은 '스코다' 공략 차질… 금호타이어도 피해 불가피



폭스바겐 파문이 거세지면서 폭스바겐그룹에 신차용타이어(OE)를 공급하는 국내 타이어 업계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


30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OE 물량 가운데 30%가량을 폭스바겐에 공급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해당 임원을 미국으로 급파,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대형 거래처가 흔들거리면서 회사 전체에 위험 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공급한 3,600만개 OE 가운데 29%에 해당하는 1,000만개를 폭스바겐에 공급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다.


내년 폭스바겐의 대형 세단 '페이톤'에 OE 공급을 시작하면서 폭스바겐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배기가스 조작 논란 대상으로 꼽히는 파사트·티구안·골프 등과 함께 '페이톤' 계약을 따내면서 폭스바겐 전 차종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회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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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의 한 관계자는 "신차가 출시되기 몇 해 전부터 자동차 제조사와 함께 개발을 시작하는 OE 특성상 당장 체감하는 타격은 없지만 폭스바겐이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미국에 직접 가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고전하면서 타이어업체들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이번 사태까지 겹쳐 전망이 더욱 어둡게 됐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에 속한 '스코다'를 공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던 넥센타이어도 제동이 걸렸다. 폭스바겐그룹 계열사인 체코 완성차 업체 스코다까지 배기가스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스코다 측은 폭스바겐과 아우디 이외에도 "120만대에 달하는 스코다의 디젤 차량도 조작 소프트웨어와 관련 있다"고 발표했다

넥센타이어는 올 상반기 전체 OE 실적 가운데 6% 정도를 스코다에서 거뒀다. 넥센타이어는 교체용타이어(RE)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기 때문에 아직 OE 물량이 많지는 않다. 넥센타이어의 한 관계자는 "스코다 등 폭스바겐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가 터졌다"면서 "현대·기아차 비중이 70%를 되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를 오히려 늘리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역시 정확한 OE 공급 규모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폭스바겐 사태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현대·기아차, 피아트-크라이슬러, GM, 르노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타이어를 폭스바겐에 공급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브랜드로 꼽히는 폭스바겐은 가격경쟁력과 품질력을 고루 갖춘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공략하기 적합한 업체였다"며 "이번 사건이 폭스바겐을 비롯해 벤츠·BMW 등 다른 제조사까지 번질 기미가 보이는 만큼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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