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사고 차량 보험금 누수 크게 줄듯

내달부터 수리 전 정비 견적서 보험사가 미리 확인<br>금감원 표준약관 개정, 렌터카 요금 기준 개선<br>피해자 車 대여 않을땐 교통비 지급액도 상향


다음달부터 자동차 사고가 나면 보험사는 정비업체로부터 차량을 수리하기 전에 정비견적서를 미리 발급받게 됐다. 또 자동차 사고 피해자가 차량을 대여(렌트)하지 않을 때 지급되는 금액이 상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사고 차량에 대한 보험금 누수 현상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금 누수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 같은 내용으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오는 6월1일 보험기간이 개시되는 계약분부터 적용한다고 17일 밝혔다. 개정 약관에 따르면 보험사는 고객의 위임을 받아 사고 차량 수리 전에 정비업체로부터 정비견적서를 미리 받아보게 된다. 지금까지 정비업체는 고객에게 사전견적서를 발급할 의무가 있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며 보험회사에는 발급 의무조차 없었다.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보험사가 사고 차량에 대한 견적서를 미리 확인해 과잉수리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그동안 지적돼온 정비 과정에서의 보험금 누수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사전견적서를 받은 보험사는 정비업체에 견적내용에 대한 검토의견서를 이른 시일 안에 서면으로 회신해야 한다.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수리비를 깎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이번 개정에서 대차료(렌트요금) 지급기준도 개선됐다. 대차료 인정기준을 현행 렌터카 업체가 정한 요금에서 대형 렌터카 업체의 표준요금으로 바뀌었다. 이는 렌터카 업체의 부당한 요금 부과를 막기 위한 조치로 연간 330억원의 보험료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사고 피해자가 차량 수리기간에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으면 보험사에서 대중교통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금액도 현행 대차요금의 20%에서 30%로 확대된다. 10만원짜리 렌터카를 빌리지 않으면 3만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금감원은 자동차 사고 때 렌터카 대신 교통비를 받는 경우가 전체 사고의 69%에서 78%로 늘어나 연간 1,400억원의 보험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통사고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된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상실수익액 산정방식도 바뀌었다. 교통사고로 숨지거나 후유장애를 입었을 때 미래소득을 할인 지급하는 기준이 소비자에게 유리하도록 사망ㆍ장해 발생일이 아닌 보험금 지급일부터 적용된다. 또 지금까지는 직종에 관계없이 취업 가능한 연령을 60세로 제한했지만 농어업인의 경우 65세로 상향 조정됐다. 이 밖에 상실소득액을 따지기 어려운 가정주부 등은 대한건설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표하는 공사ㆍ제조 부문 일용근로자의 임금을 산술평균한 금액을 적용하기로 했다. 박종수 금감원 자동차보험팀장은 "이번 표준약관 개정으로 0.2%가량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업계와 협의해 이를 보험료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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