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3ㆍ4분기에는 미국 대형기업들의 이익규모가 지난 2009년 4ㆍ4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톰슨로이터 조사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3ㆍ4분기 이익규모가 전분기 대비 0.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2ㆍ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 중에서도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놓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그레고리 해리슨 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는 "이미 40개 기업이 3ㆍ4분기 이익 전망치를 낮춘 데 비해 2ㆍ4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8개에 그쳤다"며 "부정 대 긍정적 전망 비율이 이처럼 크게 차이를 보인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 소비재 업체인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주 실적발표를 통해 6~7월 미국 내 매장을 찾는 고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3ㆍ4분기 전망치를 낮췄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는 스타벅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거시경제 전망이 불투명하면서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많은 미국 기업들이 유로존 위기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를 감안해 올해 이익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최근 들어서 미국의 성장률마저 크게 둔화되면서 이마저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WSJ는 전했다. 연율 환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ㆍ4분기 4.1%에서 1ㆍ4분기 2%로 하락한 뒤 2ㆍ4분기에는 1.5%로 떨어졌다.
달러화 강세도 미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2ㆍ4분기 중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5% 절상됐다. 이는 미국 기업들의 해외매출 규모를 줄이는 효과를 낳고 있다.
2ㆍ4분기 어닝시즌이 절반 정도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S&P500 기업의 분기 이익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6.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기지 부문의 부실을 대거 반영해 8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올해 28억달러 흑자로 돌아선 데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