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5~7㎏ 안팎의 작은 개 등에 사람과 똑같은 방식의 인공신장 혈액투석을 해 잇단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기록됐다.
건국대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원장 박희명ㆍ사진)은 만성 신부전 증상을 보이던 7㎏짜리 소형 개를 대상으로 두 차례 인공신장 혈액투석을 실시해 혈액 내 신장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오고 식욕을 되찾는 등 증세가 호전됐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도 소형 반려동물을 위한 인공신장 혈액투석장비가 도입됐지만 투석기술이 안정적이지 못해 대부분 실패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작은 강아지 등에 신장 전용 사료를 주거나 수액 처치를 해왔지만 이번 혈액투석 성공으로 좀 더 효과적인 신장 질환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건국대는 설명했다.
동물 신부전증은 중년과 노년의 개에 흔히 발생하며 폐사율이 높은 질병이다.
이번 치료에 사용된 장비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신생아용 혈액투석장비로 5㎏ 이상의 개와 고양이에 사용할 수 있다. 병원 측은 혈액가스ㆍ전해질 분석, 혈액분포량 측정, 실시간 혈전검사장비 등 혈액투석에 필요한 각종 모니터링장비를 갖추고 있다. 박 원장은 "작은 반려동물의 경우 혈액투석시 체중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혈액이 배출되거나 혈전이 생겨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35년 전부터 작은 반려동물에 대한 혈액투석을 해온 미국 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UC데이비스) 수의과대학 신장내과에서 1년 반 동안 직접 소형 동물 혈액투석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배워 혈액투석시스템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소형 동물에 혈액투석을 하려면 다양한 혈동학적 기전과 응급치료기술이 확립돼야 투석 과정 중 발생하는 다양한 응급상황에 처치를 하면서 성공적인 투석을 할 수 있다"며 "동물병원에 인공신장혈액투석센터를 설립하고 역량 있는 수의사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투석 치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