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국민들은 '모금운동(hat-passing campaign)'을 통해 식량과 생필품ㆍ현금 등을 기부, 어려운 이웃 돕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운동'이 벌어진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 캠페인은 지난주 키프로스 정교회 수장인 크리소스토모스 2세가 TV 인터뷰에서 "한 명도 빠짐없이 호주머니에 든 것을 꺼내 모아 나라와 은행을 구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본격화됐다. 그는 솔선수범해 정교회 재산을 국가에 내놓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한푼 두푼 모아 나라를 구하겠다는 개인과 기업들의 기부가 늘고 있다. 수도 니코시아의 종교단체와 구호시설에는 몇주 전부터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구제금융안에 따라 청산이 결정된 라이키은행의 한 직원은 "유럽은 우리가 막다른 벽에 부딪혔을 때 더욱 똘똘 뭉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위기에 허덕이는 키프로스의 개인과 기업들이 언제까지 기부운동을 계속할지는 미지수다. WSJ는 키프로스의 경제성장률이 두자릿수 하락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단결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