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7월 G8 정상회담에서 밝힌 ‘제3의 산업혁명’도 그린테크놀로지(GT)를 기반으로 한다. 일본의 후쿠다 정부가 밝힌 ‘신경제성장전략’이나 조만간 출범한 미국 오바마 정부의 ‘진보적 성장(Progressive Growth)’도 같은 개념에서 출발한다.
오상봉 산업연구원 원장은 “국가 간 치열하게 진행될 GT 경쟁은 아무나 뛰어들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면서 “기술력은 물론 웬만한 산업의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이나 선발 개발도상국 정도가 가능할 뿐”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신경제성장전략’을 마련, 세계 최고 기술 등을 활용해 환경ㆍ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세계 톱을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일본은 특히 태양전지ㆍ축전지ㆍ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산업을 미래의 핵심산업화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본은 태양전지의 세계 생산비중이 40%에 이르고 축전지는 60%에 달한다. 연료전지 관련 특허는 세계 1위다. 일본은 이와 함께 ‘시원한 지구(Cool Earth)’로 명칭이 붙은 에너지혁신기술 계획도 세웠다. 고효율 천연가스 화력발전 등 CO2를 감축할 21가지의 기술을 선정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빠른 시기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6개 부문을 지정,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집행위가 선정한 6개 분야는 ▦e헬스 ▦산업용 섬유 ▦지속가능한 건설 ▦바이오제품 ▦자원 재활용 ▦재생가능에너지 등이다. EU는 6개 분야의 시장규모를 1,200억유로, 고용은 19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고 오는 2020년까지 시장규모는 두 배로 커지고 신규 창출될 고용만 1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ㆍEU 등에 비해서는 한발 늦지만 경제대국의 힘과 뛰어난 기술력 등을 가지고 GT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GT를 중심으로 해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세우고 있어 세계 산업구조의 패러다임 변화를 더 재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정부는 ‘석유중독’에서 탈피하기 위해 자동차 연비기준을 매년 4%씩 강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18년 이내에 연비를 두 배로 개선하기로 했다. 또 2015년까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100만대 공급, 그린에너지 분야에 1,500억달러(10년간) 투자, 500만개의 그린칼라 일자리 창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