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부츠를 즐겨 신는 직장인 최여진(25)씨는 최근 다리가 저리고 소화가 잘 안 돼 병원을 찾았다가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타이트한 부츠와 스타킹을 하루 종일 신고 있어 압박 때문에 다리 정맥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질환이 발생된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롱부츠를 즐겨 신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하지정맥류와 무좀 등 발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부츠를 신을 때 함께 착용하는 기모레깅스나 스타킹, 스키니진 등도 다리의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여성들이 부츠를 즐겨 신는 이유는 추운 날씨 속에 보온 효과도 나면서 길고 날씬한 다리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호 고려대 안암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의 10∼20%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하지정맥류는 종아리 부위 혈관이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과 같이 울퉁불퉁 불거져 보기에 흉할 뿐 아니라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피로해지는 병"이라며 "하지정맥류를 방치할 경우 습진이나 피부 색소침착·피부염·혈관염·출혈·살이 썩는 피부궤양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혈액순환 장애가 계속되면 소화불량과 변비를 유발하며 호르몬 대사까지 방해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타이트한 스타킹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무릎 부위까지 꽉 조이는 부츠보다는 발목 움직임이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틈틈이 발가락으로 서서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운동이나 발목을 돌리는 등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 올리듯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겨울철 하지정맥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부츠나 스타킹을 오래 신어 생길 수 있는 또 다른 질환은 무좀이다. 무좀은 흔히 여름에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곰팡이균이 잘 증식할 수 있는 고온다습한 환경이 제공된다면 겨울에도 발생될 수 있다. 특히 부츠를 자주 신게 되면 신발 속에서 땀이 많이 나고 건조되지 않아 덥고 습한데다 피부의 각질층이 불어나 균의 침투도 쉬워지면서 무좀균이 증식하기 쉽다.
최재은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겨울철 부츠와 같이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신발을 오래 신고 있는 경우 무좀균이나 세균이 쉽게 증식할 수 있다"며 "무좀은 개인적 감수성이 크게 작용하는 질환인 만큼 평소 무좀에 잘 걸리는 사람은 가급적 부츠착용을 피하고 신발의 청결관리에 신경 쓰는 등 지속적인 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부득이하게 부츠를 작용할 경우 실내에서는 슬리퍼로 갈아신고 한 번 신었던 부츠는 통풍이 잘되는 곳에 건조시켜야 무좀균 증식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