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고전하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브릭스(BRICs)를 포함한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만 해도 앞으로 3년간 무역 적자규모가 사상 최대치에 이르고 민간투자 감소와 가계소비 위축으로 성장률이 연평균 2.6%를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영향 탓인지 브라질은 수입관세를 인상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둔화에 따른 전망과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브라질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과 판매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등 놓칠 수 없는 중요 교역국
중요한 것은 우리 입장에서 브라질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브라질은 남아메리카의 주요 국가들과 국경을 접하면서 남미 국가연합이나 남미공동시장 같은 남미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브라질만큼 중요한 나라도 없다. 브라질은 우리나라의 대(對)중남미 수출 중 20%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 교역국으로 경제적ㆍ지리적으로도 중요한 국가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브라질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브라질은 거대한 자원국으로 '기회의 땅'또는 '신(神)에게서 축복 받는 땅'이라고 불린다. 브라질은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크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Goldman Sachs)는 브라질이 앞으로 주요 6개국(G6)을 넘어서는 신흥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아울러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다. 두 개의 대형 행사를 위한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내수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월드컵과 올림픽을 거치면서 자동차 시장이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관전문가 배치해 수출길 넓혀야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브라질이 수입장벽을 높이고 있지만 한 발짝만 안으로 들어가면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통관절차와 기술규제 같은 비관세장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관세관이 브라질에는 없다. 브라질뿐만 아니라 중남미에도 없다. 이 때문에 브라질에 나와 있는 현대자동차와 그 협력업체들은 브라질의 까다로운 통관절차와 통관지연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업체들이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지난해 9월부터 생산을 하고 있음에도 달라진 게 없다.
실제 한국에서 물품을 선적한 후 선적서류 신고시점을 놓쳐 수정신고를 늦게 하는 경우 1개월 이상 수출물품의 납품이 지연되거나 벌금으로 약 5,500헤알(약 27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브라질 안에서는 한국산 자동차와 텔레비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브라질 진출을 보다 늘리기 위해서는, 통관 단계에서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통관전문가를 한국에서 보내주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브라질에 진출한 기업들도 공식 절차를 통해 정부에 관세관을 브라질에 보내줄 것을 강력하게 건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빠른 시일 내 브라질에 관세관이 파견돼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중남미 33개국에 진출한 기업들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