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등 시장개입 촉구, 외환당국 "곤혹스럽네"

1월만 보유액 65억弗 늘어…개입후 손실땐 비난 무시못해<br>외국인 주식자금이 주원인…적극적인대처에도한계


“도대체 얼마나 개입해야 만족하지요. 정상적인 외국인 주식자금까지 손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수출 기업은 물론 산업자원부까지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환시장 개입을 촉구하는 등 환율정책에 대한 공방이 일자 외환당국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환율은 시장에 맡긴다’는 원칙론을 재천명하면서 역외 투기세력에 의한 급락은 막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최근 수년 동안 정부의 환시 개입이 적절한 효과보다는 비용만 초래했다는 비난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1~2004년 정부의 외평채 발행을 통한 외환시장 개입으로 12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렇다고 올들어 외환당국이 전혀 개입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1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2,169억3,000만달러로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보다 무려 65억4,000만달러나 불어나면서 최근 1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미 달러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 환산액이 늘어난데다 보유외환의 운용수익도 불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증가액의 절반가량을 개입 비용으로 보고 있다. 외환당국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환율 하락의 주범이 지난해처럼 기업들의 헤지성 수출물량이 아니라 외국인들의 주식자금이라는 데 있다. 1월19일부터 9거래일동안 무려 2조6,200억원 넘게 들어온 외국인 주식자금까지 흡수할 명분은 약한 실정이다. 때문에 1월15일 이후 외환보유액 증가규모(22억7,000만달러)은 15일 이전 증가액(42억7,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행히 최근 시장에 달러를 쏟아내던 외국인이 2일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원ㆍ달러 환율도 10원90전나 급등해 달러당 972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원ㆍ달러가 다른 통화보다 과도하게 평가 절상된 점을 역외가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하락할 때도 그랬지만 상승장에서도 쏠림현상은 여전해 당분간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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