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섬진강으로 하나 된 영호남 문인들

지리산과 섬진강 주변에 사는 ‘마을 문인’들이 모여 처음으로 문학집을 냈다. 전남, 전북, 경남 지역에서 지리산과 섬진강 주변에 사는 문인들의 모임인 ‘지리산 섬진강권 문학연대’가 처음으로 전집 제1권을 출간한 것. 이 문학집에는 국토 남쪽 한 가운데 솟은 지리산 주변의 생활상을 담은 수필과, 그 곳에서 500리 길을 휘감은 듯 굽어 달리며 남해로 흘러가는 섬진강을 노래한 시 등 66편이 실려 있다. 곡성, 구례, 산청, 순창, 장수, 하동 등지에 사는 문인들에게 섬진강은 노래 가사처럼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 지르면서’ 이들에게 같은 문학적 상상력과 모티브를 주는 어머니의 젖줄과 같다고 한다. 문학집에 시 ‘섬진강’을 실은 우금수씨는 “남녘땅 열두골 한줄기 되어/눈빛 시리도록 흐르는 강”이라고 표현했다. 은어, 쉬리, 동자개 등이 은빛으로 물들이고 기기묘묘한 수석(壽石)이 널려 있어 애호가들의 발길을 끌었던 강물이 각종 개발과 이상 기후에 메말라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글도 여럿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이들이 문학집을 준비한 건 2007년 가을 경남 하동의 한 식당에 모였을 때 ‘지리산 섬진강권 문학연대’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오면서부터다. 이후로 임실 사선대 등 이름난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된 곳에 ‘문학동산’을 조성하면서 가끔씩 모여 글재주를 겨루곤 하던 이들은 아예 정기적으로 문학집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제1권이 나온 데 이어 올해 중 단편소설을 곁들여 제2권을 펴내는 등 정기적으로 간행할 계획이다.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곡성문협지부장 이종인(60)씨는 8일 “지리산과 섬진강 주변은 옛날부터 교류가 활발했는데 지도상에 금이 그어지고 ‘지역감정’이란 게 조장되면서 점차 멀어졌다”며 “거창, 함양, 진주 등도 문학집 발간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문학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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