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은 2·4분기 원·달러 환율 변동률(전일대비)이 0.4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상반기 변동률은 0.45%로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극에 달했던 2011년 하반기(0.61%)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환율은 일중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6원이나 될 정도로 롤로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일중 평균 변동폭은 6원 40전이었다. 변동률(일중)도 0.58%로 지난해 평균(0.46%)보다 크게 높았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사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이 출렁였던 2013년 평균(0.47%)보다도 높다.
환율 변동성이 극심해진 것은 국내외 경제에 굵직굵직한 문제들이 연이어 터진 탓이다. 1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발표를 시작으로 20개가 넘는 나라들이 줄줄이 통화완화책을 펴는 ‘환율 전쟁’이 발발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과 속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중국 증시 폭락,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그렉시트)우려 등도 영향을 미쳤다. 내부적으로는 3월과 6월에 단행된 한은의 금리 인하, 정부의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 발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발 내수 타격 등도 직간접적으로 환시 변동성을 키웠다.
앞으로도 외환시장의 널뛰기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예고했으며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그리스 우려도 최근 진정됐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환변동에 대비가 안된 수출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