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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이 애플과 HTC의 특허권 사용 합의문을 공개해 달라는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 들였다. 애플이 그동안 이 합의문에 로열티 항목이 들어 있어 난색을 표시해 왔지만 법원의 명령으로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폴 그루얼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판사는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애플과 HTC의 특허 합의문을 검토했다"며 "애플과 HTC는 양사가 체결한 합의문 전문을 로열티 부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포함해 삼성전자 변호인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애플과 HTC는 지난 11일 향후 10년 동안 특허권 사용을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2년에 걸친 특허소송을 전격적으로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HTC가 애플에 스마트폰 1대당 6~8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선에서 협상을 체결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삼성전자는 분기당 3억5,000만~4억5,000만 달러를 애플에 지급해야 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법원에 합의문 공개를 요청했으나 애플과 HTC는 로열티 내용을 제외한 부분만 공개할 수 있다며 맞서왔다.
독일의 특허전문 사이트 포스패튼트를 운영하는 플로리언 뮐러는 "삼성전자 측 변호사들은 애플과 HTC가 적절한 금액에서 특허권 협상을 맺었는지 보다 특허사용료가 얼마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패드 신제품을 상대로 추가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애플에 대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여갔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애플이 지난 10월 선보인 태블릿PC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4'와 '아이팟터치'를 2차 본안소송 대상에 추가해달라는 서류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애플의 신제품 3종이 표준특허 2건과 상용특허 6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로 양사가 올해 출시한 신제품은 모두 소송전에 휘말리게 됐다. 앞서 애플은 지난 16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갤럭시넥서스'를 소송 대상에 포함하며 특허 공세를 이어갔다.
이번 본안소송에 대한 심리는 2013년 2월 14일 시작되고 배심원 평결은 2014년 5월에 나올 예정이다. 지난 8월 열린 양사의 1차 본안소송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10억5,00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배심원 평결이 나온 바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연이어 소송전을 확대하는 것은 좀처럼 양사의 소송전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판결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면 방어보다는 먼저 공격에 나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도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의 특허 없이 휴대폰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혀 당분간 애플에 대한 특허 공세를 강화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