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저런 모습 처음이야.’ 여제로 불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이 경기 막판에 보기 드문 장면을 계속 연출해 갤러리들을 당황하게 했다. 샷은 그린 옆으로, 퍼트는 홀 옆으로 비켜가는 부정확한 플레이를 한데다 클럽을 마구 던지는 등 화풀이를 했기 때문.
이날 10번홀부터 시작했던 그는 후반 첫 홀인 파5의 1번홀에서 2온 3퍼트로 파에 그칠 때만 해도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말았다. 그러나 5번홀 세컨드 샷이 바람에 밀려 벙커 턱에 떨어질 때부터 인상이 달라지더니 7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한 후에는 퍼터를 내던지기 시작했다. 도그레그 8번홀에서는 세컨드 샷 미스로 또 보기를 한 뒤 웨지에 퍼터까지 던지고 볼도 개울에 버렸다. 9번홀에서 티 샷을 한 뒤 드라이버로 족히 10번 넘게 계속 땅을 내리치면서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그린에서는 버디 퍼트가 홀 끝에 걸려 떨어지지 않자 ‘톡’치면 떨어질 상황인데도 굳이 마크한 뒤 볼을 집어 갤러리들을 의아하게 했다. 김주연과 바우어의 퍼팅 선상에 걸려 스탠스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나중에 마크 앞에 볼을 놓기도 힘겨워 보일 정도로 그저 건드리기만 해도 홀인 될 상황이었던 터라 갤러리들의 웅성거림이 컸다.
소렌스탐의 이 같은 신경질적인 반응에 관계자들은 “심리적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지난해 독주 체제를 구축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계속 얼굴을 바꿔가며 치고 올라오자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 소렌스탐이 최근 인터뷰를 통해 “한국 선수들은 한번 선두에 올라서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우승하기 힘겨워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렌스탐은 지난주 미켈롭울트라오픈에서 69개 대회 만에 컷 탈락까지 한 터라 특히 신경이 크게 곤두선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