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국가 브랜드를 먼저 구축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실리콘 제조업체 다우코닝의 장마크 길슨(사진) 아시아 총괄대표는 24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2007 제주 하계 포럼’에서 한국 경제가 샌드위치 신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혁신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길슨 대표는 “한국이 지난 20년 간 빠른 성장을 하면서 한국 기업에 한국 시장은 너무 작다”며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데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 브랜드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제품 하면 엔지니어링이 좋다는 점을 먼저 떠올리게 되고 중국은 값이 싸고 일본 제품은 품질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한국도 우수한 인재와 강력한 제조기반, 역동성 등의 장점을 살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슨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외국의 인재들을 불러들이고 이들이 자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의 제품을 계속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은 이런 면에서 포용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대응과 관련해 길슨 대표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혁신의 초점을 제품에만 맞추고 있는데 이는 잘못”이라며 “제품뿐 아니라 재무ㆍ서비스ㆍ브랜드 등 모든 면에서 구조조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회사의 장점을 먼저 파악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설정한 뒤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길슨 대표는 지난 2001년 다우코닝의 경영이 어려웠던 시절 단행했던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2001년 초 경영실적이 저조하자 다우코닝은 자사가 전사적 데이터관리 시스템(SAP)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온라인 판매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당시 고가시장에만 관심을 가졌던 다우코닝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아 저가 제품을 대량 보급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경영을 호전시켰다고 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