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1월 20일] 공공성과 투기
부동산부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서울시는 19일 여의도ㆍ압구정동ㆍ잠실 등 한강변 일대 초고층 아파트 허용안을 담은 정비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이라는 이름을 단 것에는 '한강르네상스'를 실현하겠다는 비장함과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한강변이 본격적으로 아파트촌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0년대부터다. 잠실과 압구정동ㆍ반포 등에 잇따라 대규모 아파트촌 개발이 이뤄지면서 강과 획일화된 콘크리트가 부조화를 이루며 공존해왔다. 이때부터 한강변은 그곳에 사는 소수만이 그 경치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서울시의 공공성 회복방안은 빼곡한 중ㆍ저층 아파트를 허물고 여러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면 최고 50층까지 층고를 완화해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건축 용적률을 유지하면서 초고층으로 짓게 되면 그만큼 건폐율, 즉 대지면적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바닥면적이 줄어들어 개방감과 멋진 스카이라인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 같은 방안은 그동안 특정 아파트 단지에 뺏겨버린 한강변을 일정 부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공공성'와 미관을 되찾기 위해 치를지도 모를 대가에 대해서는 너무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되는 곳은 바로 다름 아닌 해당 지역 아파트ㆍ땅 소유자들이다. 더 좋은 조망권을 확보하고 개방감이 늘어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되고 여기에 기부채납된 공공용지에 들어서는 각종 편의ㆍ문화시설 역시 최대수혜자는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다. 집값이 뛰는 것은 불문가지다.
부동산가에서는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집값 상승 우려가 제기되는 민감한 시기에 112층짜리 대기업 건물에 이어 50층짜리 초고층 아파트까지 허용하는 혜택을 발표해야 하는가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더욱이 들썩거릴 집값에 대한 대책은 기껏 판에 박힌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정도다. 그나마 지금 당장도 아니고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다.
자칫 이번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이 집값 급등의 불씨가 된다면 '공공성 확보'라는 서울시의 명분도 빛을 잃게 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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