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구리는 능구렁이

제9보(119~136)



우하귀 방면의 흑진이 40집이다. 이것만으로도 백의 모든 집들과 견줄 수 있다. 게다가 상변에서 중원에 걸쳐 시커먼 철벽이 형성되어 있다. 이 철벽의 위력은 대충 10집의 실리를 기약해준다. 그렇다면 합계는 50집이다. 백의 실리를 살펴보면 우상귀가 20집, 좌상귀 6집 좌하귀 5집, 중앙이 4집으로 합계는 35집이다. 반면으로 흑이 15집을 남기고 있다. "게다가 흑이 둘 차례 아닌가. 백이 절망적이야."(서봉수) "구리가 이상한 망발만 하지 않으면 흑승이라고 봐야지요."(원성진) 구리는 흑19를 두기에 앞서 10분을 망설였다. 그 사이에 검토실의 한상훈3단은 참고도1의 흑1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18급 하수처럼 이렇게 연결하는 게 의외로 유력해 보입니다. 백이 2로 살 때 3으로 걸치면 변화의 여지가 전혀 없는 흑승입니다."(한상훈) 10분만에 구리는 실전보의 19로 두었고 이세돌은 백20 이하 28로 좌하귀를 큼직하게 차지했다. 백이 상당히 따라붙었다. "하지만 흑29를 선착해서는 여전히 흑이 좋아요."(배준희) 백34는 흔들기의 일종이다. 흑이 참고도2의 흑1로 몰아 준다면 백은 2 이하 12로 외세를 만들고 백14로 흑대마 전체를 공격해볼 심산이다. 구리는 즉시 그것을 간파하고 흑35로 자중했다. "역시 노련해. 산전 수전 다 겪은 능구렁이야."(서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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