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금 시즌을 앞두고 이보다 더 좋은 인사말이 있을까. '라베'란 골퍼들 사이에서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를 줄인 말로 통용되는 전문용어(?)다. 열심히 연습해서 생애 최소타 기록을 자주 깨라는 얘기다.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이번 여름 동안 골프채를 놓았던 골퍼라면 이제 샷 감각을 끌어 올려야 할 때다. '라베'를 꿈꾸며 말이다.
하지만 막연히 클럽을 휘두른다고 해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론상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고의 샷을 할 수 있어야 생애 최소타를 경신할 수 있다. 국내외 프로 골퍼들로부터 챔피언처럼 플레이할 수 있는 비결을 모아봤다. 조언들은 "실전에서는 생각과 플레이를 단순히 하라"는 것으로 귀결됐다. 연습하고 응용해 실전에서 스코어를 낮춰보자.
◇구질대로 티샷을 날려라='연습은 연습장에서'라는 말이 있다. 주로 연습 스윙을 너무 오래하지 말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스윙의 기술적인 측면이 완전히 몸에 녹아들기 전에는 실전에서 시도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필드에 나갈 때는 기술적인 동작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게 좋다. 코스에서는 그날의 상황과 조건이 요구하는 스윙을 구사해야 한다. 원래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페이드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윙 궤도나 페이스 각을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페이드 샷을 하는 게 낫다. 약간 왼쪽으로 출발시키는 것이다. 이때 볼을 보내야 하는 목표지점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착지점은 페어웨이 중앙처럼 막연하게 잡지 말고 벙커 왼쪽 끝 같은 구체적인 부분을 고른다. 타깃을 충분히 오랫동안 바라보기만 해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볼을 보낼 수 있을 정도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타깃을 뇌리에 각인시키고 어드레스를 하는 동안 그곳에 초점을 유지한다.
◇애매한 거리선 짧은 클럽으로 힘껏=평소 상식과 다를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은 애매한 거리가 남았을 땐 짧은 클럽(예를 들어 6번 대신 7번 아이언)을 선택해 더 힘껏 스윙을 한다. 자연스러운 속도의 스윙은 좋지만 그보다 속도를 느리게 하면 문제를 바로잡기보다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속도를 낮추는 것보다는 높일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쉽다.
단 볼을 힘껏 칠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아무래도 도움이 된다는 것, 그리고 선택한 클럽에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몸의 긴장을 푸는 것도 중요하다. 긴장한 몸으로는 빠른 스윙을 할 수 없다.
◇벙커에선 그린 전체를 타깃으로=벙커 샷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프로들은 자주 벙커 샷을 핀 가까이 붙이지만 공통적인 생각은 '탈출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벙커 샷을 하면서 다음에 할 퍼트까지 생각하면 플레이가 어려워진다.
그린 전체를 타깃으로 하면 탈출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린에 올리기만 하면 2퍼트(잘하면 1퍼트)로 홀에 집어넣을 기회가 온다. 탈출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2타를 잃게 된다. 다른 샷과 동일한 스윙을 구사하면서 발을 모래에 살짝 묻고 볼 뒤의 지점을 맞힌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최고다.
◇믿을 만한 루틴과 스트로크를 갖춰라=퍼트의 성공률을 높이는 관건은 일관성이다. 루틴과 스트로크의 일관성은 볼을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보내기 위한 열쇠다.
스트로크를 하기 전 똑같이 반복하는 행동을 말하는 루틴(routine)은 부정적인 생각이나 잡념이 드는 것을 막아준다. 일정한 스트로크는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제공한다.
일관성만 갖추면 실제 상황에서 본능을 이용하면 된다. 동작을 걱정하기 시작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동작보다는 볼을 적당한 거리로 보내기 위해 필요한 속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실제를 가상한 연습 스트로크를 한다.
◇볼을 맞히려는 생각을 버려라=좋은 플레이를 위해서는 멘털(심리)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볼을 맞히려고 하지 말고 스윙을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볼을 맞히려는 골퍼는 임팩트 때 동작을 멈추는 경향이 있다. 자연스럽게 스윙을 할 때 피니시까지 잘 연결할 수 있다. 볼은 다만 스윙의 경로에 놓여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타 기록을 위해서는 긴장 해소도 필수다. 플레이 도중에는 가능한 한 골프 게임이나 기술에 대해 덜 생각하면서 스포츠나 시사 문제 등 다른 소재에 대해 가볍게 대화를 나누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