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기만한 옛날 구미호는 잊어라!
새로워진 구미호가 안방극장에 나타났다. 구미호는 꼬리가 아홉개 달린 여우. 남자를 홀리는 미모와 인간에게 배신당하는 설움을 앞세워 30년 이상 안방극장에 출연한 까닭에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여름엔 구미호가 새로운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공략하고 있다.
# 동이를 삼킨 구미호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구미호 여우누이뎐>(극본 오선형ㆍ연출 이건준)은 월화 안방극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이 등장하기 전 월화 안방극장은 MBC <동이>가 장악했다. <동이>가 6월 29일 시청률 31.9%(TNmS)를 기록할 때 SBS <자이언트>는 15.7%, KBS 2TV <국가가 부른다>는 6.0%에 불과했다. 7월 첫 주부터 조금씩 시청률을 높인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8월 10일 15.3%를 기록한 반면 <동이>는 23.2%까지 곤두박질쳤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지난해 KBS 미니시리즈 극본 공모 수상작. 인간에게 배신당한 구미호 모녀와 윤두수 일가가 사랑과 배신을 넘나들며 인간 심리를 묘사한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로맨틱 코미디 일색인 안방극장에 전설을 재해석한 창작물이란 이유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구미호 역을 맡은 한은정은 역대 최고 구미호란 평가를 받았고, 서신애(초옥)와 김유정(연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세밀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 제빵왕 김탁구 사냥?
SBS 수목 미니시리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극본 홍정은ㆍ연출 부성철)는 11일부터 김탁구 사냥에 나선다. 수목 안방극장은 시청률 40%를 돌파한 KBS 2TV <제빵왕 김탁구>의 독무대. 이승기와 신민아가 앞장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제빵왕 김탁구>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구미호가 납량 특집극에 출연했다면 신민아는 귀엽고 발랄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사극이 아닌 현대극으로 제작된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예전 구미호와는 차별되는 톡톡 튀는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방극장 최강자로 떠오른 <제빵왕 김탁구> 제작진도 구미호 등장에 약간 긴장한 눈치다. <제빵왕 김탁구> 제작사 삼화네트웍스는 10일 청주에서 촬영 현장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탁구 역을 맡은 윤시윤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신경 쓰기보다는 내 몫을 제대로 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워진 구미호가 동이에 이어 김탁구의 발목까지 잡을 수 있을까.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