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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신ㆍ구 황제’의 불꽃 튀는 대결은 없었고 기록적인 망신의 상처만 남았다.
마스터스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랭킹 7위 타이거 우즈(37ㆍ미국)는 이번 마스터스에서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5오버파 293타로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와 함께 공동 40위.
지난달 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마스터스 제패를 자신했던 우즈는 우승은커녕 나흘간 하루도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불명예 기록들만 쌓여갔다.
지난 2004년의 공동 22위가 프로 데뷔이후 마스터스 출전 사상 최하 순위였던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이를 18계단이나 경신(?)했고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도 2003년 PGA 챔피언십에서의 공동 39위를 밑돈 부끄러운 신기록을 작성했다. 또 293타는 아마추어 시절의 우즈가 1995년 처음 출전했던 마스터스에서 적어낸 스코어와 같다. 2005년에 마스터스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우즈는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가 없다.
우즈는 “타수를 줄이라고 만들어놓은 파5 홀에서 형편없이 쳤다”며 아쉬워했다. 우즈는 4개 라운드 동안 파5 홀에서 파 13개와 보기 1개를 적어내는 동안 버디는 2개밖에 챙기지 못했다. 2라운드 도중 클럽을 발로 차 구설에 오르기도 했던 우즈는 이번 대회 페어웨이 적중률이 57.14%에 머물렀다. “아이언샷 연습에 치중하다 보니 드라이버샷이 흔들렸다”는 게 우즈의 설명이지만 실망한 팬들에게는 변명처럼 들릴 것 같다.
‘오거스타의 악몽’을 씻으려던 매킬로이도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최종일 8오버파로 무너지는 바람에 공동 15위로 추락했던 매킬로이는 올해도 4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미끄러졌다. 매킬로이는 “2라운드까지는 괜찮았는데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괜찮다. 내년이 있다”며 “몇 주간 쉬면서 US오픈 2연패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