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남성공무원 3년새 3배 급증애 보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일하는 부인을 대신해 육아휴직을 하는 남성공무원은 최근 3년 동안 매년 2배씩 증가 추세에 있으며,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한 이후 대상 남성공무원의 33%가 휴직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일반 사기업에서는 취업난과 승진ㆍ인사 등 불이익을 우려해 휴직을 하는 남성이 아직 극소수에 불과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 휴직희망 남성공무원 33%
5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정부중앙청사 공무원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수요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1일~2002년 10월 31일 사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남성공무원 44명 가운데 32.5%인 25명이 육아휴직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는 2000년 휴직을 신청한 남성공무원이 대상자의 5.3%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6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여성공무원 61.4%(77명중 27명 희망)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또 행자부가 최근 3년간 육아휴직을 이용한 남성공무원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75명, 2000년 50명, 99년 25명 등으로 최근 3년간 3배나 증가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그 동안 무급 육아휴직으로 인한 가계부담과 업무공백발생에 따른 대체인력 미확보 등으로 육아휴직 이용률이 매우 저조했다"며 "지난해 말부터 유급 육아휴직제가 시행되고 호봉승급에도 불이익이 없어 남성 육아휴직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일반기업은 저조
그러나 일반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육아휴직비 지급이후 지난해 말까지 육아휴직을 신청한 사람은 43명으로 이중 남성은 2명에 불과하다. 이는 당초 노동부의 예상 육아휴직자 월3,909명(대상자의 27%)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또 근로자 300인 기준으로 중소업체와 대기업을 구분할 때 수혜자 28명중 대기업 근로자는 13명, 중소기업 근로자는 15명으로 오히려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휴직이 용이한 것으로 분석됐다.
◇ 육아휴직 사회적 보장 필요
"이제 갓 17개월을 넘긴 수환이가 더듬더듬 말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함께 외출하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처음 보는 세상이 신기한 듯 두리번 두리번 거리죠." 서울시강서수도사업소에 근무하다 육아휴직중인 김동석씨가 틈틈이 메모해 놓은 육아일기다.
강씨는 "일하는 부인 대신 아이도 보고 살림도 하다 보면 일기 쓸 시간도 없다"며 "육아휴직으로 가정과 아이의 소중함은 물론 주부의 마음까지 알게 됐다"고 말한다.
이처럼 남성들의 의식은 육아휴직을 받아들이는 추세지만 사회적 여건이 아직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혜순 행자부 여성정책담당관은 "남성공무원의 육아휴직 의식을 조사해 본 결과 휴직급여의 많고 적음 보다는 떳떳하게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더 바라고 있었다"며 "특히 일반기업에서는 이런 제도가 더욱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